롯데케미칼이 31억 달러(약 3조6,500억원)를 투자해 에틸렌 100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 단지를 건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케미칼은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에탄크래커(ECC), 에틸렌글리콜(EG) 공장 준공식을 진행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신동빈 회장과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를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존 벨 에드워드 루이지애나주 주지사,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세계 수준의 석유화학 시설을 미국에 건설, 운영하는 최초의 한국 석유화학 회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회사 발전은 물론 한국 화학산업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총리는 “31억 달러가 투입된 이 공장과 협력기업들은 레이크찰스와 인근 지역에 2,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게 된다”며 “롯데케미칼은 이곳에서 셰일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이 공장은 한미 양국의 화학산업을 동반 성장시키면서, 한미 양국의 에너지 협력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축하메시지를 보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이자 한국기업이 미국의 화학공장에 투자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며 “미국과 한국에 서로 도움이 되는 투자이자 한미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 2월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에 대한 기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6년 6월 기공식을 개최하여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약 3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축구장 152개 크기(약 102만m2, 약 31만평)의 대규모 단지를 한국 화학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 건설했다.
신규 공장은 에탄 분해를 통해 연간 100만톤의 에틸렌을, EG공장에서는 연간 70만톤의 EG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에틸렌 생산규모는 연간 약 450만톤이 되어 국내 1위, 세계 7위권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고객사와 약 80%이상의 구매 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인 판매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며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에 위치한 글로벌 생산기지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화학회사로 성장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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