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제2회 소방차 끌기 대회’에 참가한 한 소방관이 시작과 동시에 땅바닥에 쓰러지자 가족들과 관계자들이 놀라서 부축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서울시소방재난본부가 9일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제2회 스트롱맨 소방차 끌기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작년보다 무려 3톤이 추가된 11톤의 소방차를 40초 내에 맨몸으로 멀리 끌고 간 소방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지원자 21명중 1명이 불참해 20명이 무게의 압박 속에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대회가 시작되자 1번부터 3번까지 출전한 대원들은 역시나 늘어난 소방차의 무게를 넘지 못하며 출발선을 넘지도 못했고, 몇 미터를 움직이던 대원들 역시 사력을 다해 혼신의 한발 한발을 옮겼습니다.

그러던 중 여덟번째 대원이 출발선에 섰고, 딸의 사랑이 가득 담긴 손 인사와 ‘아빠 힘내세요’ 응원노래를 들으며 출발하던 순간 그 자리에 쓰러지며 경련을 일으키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제2회 소방차 끌기 대회에 참가한 소방관이 경기 시작 전 딸과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제2회 소방차 끌기 대회에 참가한 한 소방관이 시작과 동시에 땅바닥에 쓰러지고 있다. 서재훈 기자

출발 전 응원가를 불러주던 어린 딸은 놀라서 엄마와 뛰어오고 관계자들 역시 쓰러진 대원을 향해 달려가 바로 눕힌 뒤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갑자기 발생한 사고에 응원을 하던 시민들과 취재진이 웅성거리며 주변이 어수선해졌고 다행히 쓰러졌던 그 대원은 응급조치를 받고 잠시 뒤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했습니다.

쓰러졌던 대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소방재난본부 관계자에게 문의하니 “순간적으로 몸에 힘을 주다 근육이 놀라서 발생한 쇼크였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출전한 대원들도 몸 상태가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경기 도중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 포기하는 대원도 생겼고, 한 대원은 연습 도중 부상을 당했는지 아예 다리에 붕대를 감고 출발선에 나선 대원들도 있었습니다.

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제2회 소방차 끌기 대회에 참가한 한 소방관이 경기 도중 다리에 경련이 나서 땅바닥에 쓰러지자 관계자들이 부축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제2회 소방차 끌기 대회에 참가한 한 소방관이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에 임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소방대원들이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입니다.

매 순간을 긴장하며 생활해야 하는 소방대원들에게 과연 이번 행사가 어느 정도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입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방 활동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문제의 심각성과 소방차 길 터주기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취지의 대회”라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소방차의 무게가 8톤에서 11톤으로 늘어난 이유에 대해 “작년엔 8톤으로 했더니 대원들이 수월하게 끌고 피니쉬 라인을 통과해 올해는 난이도를 주기 위해 11톤으로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힘든 소방관 생활인데 왜 저렇게 못살게 안달이냐. 제발 소방공무원 국가직으로 즉시 전환시켜주고 처우개선 해줘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식인 이런 이벤트성 행사좀 없애자”, “저거 사람 학대아니냐” 등의 내용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소방관. 여러분들은 이 행사를 어떻게 보시나요?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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