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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수록 안전자산으로…” 달러보험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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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수록 안전자산으로…” 달러보험이 뜬다

입력
2019.05.10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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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험 상품의 특징 그래픽=박구원 기자
달러보험 상품의 특징 그래픽=박구원 기자

보험료를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으로 운용하는 ‘달러보험’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환 상품을 유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인식이 보편화하는 가운데, 원화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평가 받는 달러의 메리트가 금융시장이 불안한 요즘 한층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달러보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달러화 자산 운용에 강점을 보유한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달러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거나 신상품을 출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AIA생명의 거치형 연금보험 상품 ‘골든타임 연금보험2’와 푸르덴셜생명의 종신보험상품 ‘달러평생보장보험’은 지난해 말부터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기존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에 이어 지난 7일 저축성보험인 ‘원화내고 달러모아 저축보험’을 신규 출시했다. 보험업계 전반에서 저축성보험 판매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행보다. 메트라이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채널로 판매하면서 수수료 부담을 낮춘 데다가 메트라이프 본사를 통해 미국 국채나 회사채 등에 장기투자할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불안에 안전자산 차별성 부각 

달러보험은 기본적으로 보험료를 달러화로 적립해 운용하고 보험금도 달러로 수령하는 상품이다. 가입 고객은 보험료를 달러로 납부하거나 달러 기준으로 책정된 보험료를 원화로 환산해 납입할 수 있다. 종신보험이나 저축보험이라면 본래 보험료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원화로 고정금액을 납입할 수도 있다. 보험금은 환율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달러화로 받거나 원화로 환전해 받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국내 보험시장에서 최근 달러보험이 각광 받는 이유는 달러의 ‘안전자산’ 특성 때문이다. 미중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불황이 임박했다는 우려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만은 가치를 유지할 거란 기대가 작용한 것이다. 미국 경제가 독보적인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에선 상당수의 자산가들이 안전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차원에서 달러보험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외환 상품의 대중성이 높아진 점도 달러보험 흥행을 뒷받침한다. 달러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 관계자는 “종신보험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달러보험에 따로 가입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시판 중인 달러보험 그래픽=박구원 기자
국내 시판 중인 달러보험 그래픽=박구원 기자

 ◇기본은 장기투자상품, 재테크 활용 여지도 

보험업계에서는 달러보험이 기본적으로 장기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보장성보험으로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받는 종신보험은 말할 것도 없고, 저축성 보험 역시 초기 사업비 지출을 고려하면 일정 기간 이상 납입이 필수라는 것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단기적인 환율 흐름 때문에 달러보험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10년 뒤에도 안전한 통화에 분산투자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중에 출시된 달러종신보험의 경우 납입 보험료의 중도인출과 추가 납입이 가능한 ‘유니버설’ 기능이 포함돼 있거나 추가할 수 있어 단기 재테크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 납입과 운용, 인출이 기본적으로 달러화로 이뤄지는 만큼 원ㆍ달러 환율 움직임을 활용해 환차익을 얻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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