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4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쏜 발사체를 ‘로켓과 미사일’이라고 표현했다. 합참의장으로부터의 첫 보고를 인용한 것임을 감안할 때 미국은 최초 상황 인식 단계부터 북한의 발사체를 로켓과 미사일로 추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섀너핸 장관 대행은 8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청문회에서 “달리기를 하던 도중에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이 전화를 걸어와 ‘북한이 지금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4일 오전 9시6분~10시55분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3일 오후 8시6분~9시55분이다.
이로 미뤄 볼 때 미군은 북한의 도발 직후 상황에서 북한의 발사체를 로켓과 미사일로 추정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북한 발사체에 대한 미 국방부의 구체적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사일’이란 표현 없이 모라토리엄(핵ㆍ미사일 시험 유예) 약속 위반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섀너핸 장관 대행의 북한 발사체 관련 발언은 이란 관련 논의ㆍ조치에 대한 보고가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 해명하던 중 짧게 언급됐다. 이 때문에 북한 발사체의 탄종ㆍ제원에 대한 군당국의 정밀분석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국방부도 “초기 상황보고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군당국이 최종적으로 북한의 발사체를 미사일로 판단하더라도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 유지 차원에서 대북제재 결의 위반으로 여기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이미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를 이슈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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