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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라인 실무진 서울 집결한 날… “북 계획적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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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라인 실무진 서울 집결한 날… “북 계획적 발사”

입력
2019.05.10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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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등 방한 중 도발… 식량서 미사일로 의제 변경할 듯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9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9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쏜 9일 남측에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한 미측 북핵 협상 대표단과 한미일 안보회의(DTT)에 참석하는 3국 국방 당국자들이 방한 중이었다. 북한 잇단 도발이 비핵화 협상의 중대한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첫 방한한 비건 대표는 10일 예정대로 청와대 방문, 외교ㆍ통일부 장관 예방 등 일정을 수행하고 이번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대북 전략을 논의한다.

전날 방한한 비건 대표는 9일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찬 회동 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지는 등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비건 대표와 동행한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도 서울에 머물고 있는 데다,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와 마크 내퍼 국무부 부차관보 대행, 이시카와 다케시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차장도 같은 날 국방부에서 열리는 제11차 DTT회의에 참석했다. 대북 외교 및 안보를 다루는 주요 실무진이 서울에 몰려 있는 기간에 북측이 무력 도발 행동을 감행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측 대표단이 방한한 때 북한이 발사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며 “한미 외교 일정을 고려해 사전에 계획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측의 돌발 행동에도 불구하고 비건 대표는 기존 계획한 일정을 그대로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을 예방한 후 이 본부장을 다시 만나 비핵화ㆍ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를 공동 주재한다. 오후에는 청와대를 찾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등과 워킹그룹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공유하고 오후 4시 30분쯤 정부서울청사로 자리를 옮겨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저녁 “아직 비건 대표 동선이 바뀐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미 워킹그룹 회의는 3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후 약 두 달 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 계획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8일(현지시간) “한국이 그 부분(식량지원)에 있어 진행해 나간다면 우리는 개입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득환 외교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부는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한미 간에도 공동의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정부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인도적 식량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라는 변수가 생김에 따라 의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건 대표와 국내 최고위 외교안보라인 간 회동에서 대북 식량지원 계획이 구체화된다 해도 양측이 국내외 여론을 고려해 관련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보다는 한미 외교, 국방 당국 간 채널에서 이날 북측 발사와 관련한 분석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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