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발사훈련 등 방어적 성격 강조… 미국 전향적 입장 요구도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비핵화 협상 기회가 상실되면 핵대결 국면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신보는 9일 ‘조선(북한) 언론이 전하는 군사 동향의 자위적 성격’이라는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지난달 16일 국방과학원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 지도를 거론하면서 “강력한 군력에 의해서만 평화가 보장된다는 철리, 조성된 정세 하에서 자위의 원칙을 견지하며 나라의 방위력을 다져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르는 행보”라고 주장했다. 훈련이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방어적 성격이라는 것이다.
매체는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인 지난달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 미국에 협상 시한을 제시한 만큼 잇따른 군사훈련을 도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조선(북한)이 그 누구를 겨냥한 도발에 시간을 허비해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한반도 정세가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조선이 제시한 시한 내에 미국 측이 그릇된 태도를 바로잡지 못하고 제3차 수뇌회담이 열리지 않는 경우 상황은 바뀔 수 있다”며 “핵 협상의 기회가 상실되면 핵대결의 국면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정세가 얼어붙어 있었던 2017년 이전처럼 북측이 핵ㆍ미사일 실험을 강행해 긴장 분위기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셈이다.
신보는 “핵협상이냐, 핵대결이냐의 양자택일에 직면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자기 입장을 정립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며 미측을 비난한 뒤 “앞으로 유화적인 메시지가 계속 발신된다 한들 올해 말까지 조선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해결의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은 자기가 원치 않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신보는 다른 북한 매체와 달리 엄격하게 북한 당국에 의해 통제되지 않아 북측의 정확한 의중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핵대결을 직접 언급한 만큼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