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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도 덥다는데…” 서울 아파트 경비실 10곳 중 4곳 에어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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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도 덥다는데…” 서울 아파트 경비실 10곳 중 4곳 에어컨 없다

입력
2019.05.09 15:23
수정
2019.05.09 19: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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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파트 노동환경 첫 실태 조사

한 아파트 경비 초소에 주민들이 설치해 준 에어컨이 달려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 아파트 경비 초소에 주민들이 설치해 준 에어컨이 달려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시내 아파트 중 냉·난방기가 있는 경비실은 6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실 10곳 중 4곳은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냉방기 없이 보낸 셈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3~22일 시내 총 2,187개 아파트단지 중 조사에 응한 1,752곳의 경비실 냉·난방기와 휴게실 설치 실태를 확인한 결과, 냉·난방기 설치율이 64%였다고 9일 밝혔다. 아파트 노동 환경 실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올해 설치 예정인 127개 단지를 포함하면 평균 설치율은 72%로 올라간다.

지역별로는 강북권(한강 이북) 14개 자치구의 설치율이 70%였던 반면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인 강남권은 59%였다. 구로ㆍ도봉ㆍ양천ㆍ관악ㆍ송파ㆍ노원 등 6개 자치구는 설치율과 응답률이 50%도 안됐다.

냉·난방기를 설치하지 않은 사유로는 ‘주민 및 동대표 반대’가 54%로 가장 많았다. ‘예산 부족 및 장소 협소’가 31%, ‘에너지 절약, 재건축 준비 중’ 등 기타가 16%였다.

경비실과 별도의 휴게실은 총 2,792곳에 설치돼 있고, 휴게실 1곳당 이용 경비원 수는 평균 6명으로 조사됐다. 강남구는 경비원 수가 1,920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휴게실 수(159개)는 상대적으로 적어 평균 이용 경비원 수(12명)가 가장 많았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비실 냉·난방기 설치율을 높이기 위한 맞춤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주민ㆍ동대표의 반대가 큰 만큼 시가 운영 중인 ‘아파트관리주민학교’ 노동 인권 교육 과정에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추가하는 등 노동 인권적 관점에서 주민들의 인식과 공감대를 만드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류훈 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에어컨 없이 좁은 경비실 안에서 근무해야 하는 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이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이라며 “에어컨 설치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자치구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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