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친환경 무동력 빗물활용시설 설치
“1년 365일이 가뭄이다.”
전남 진도군내 20여개 섬마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본섬에서 떨어진 외딴섬엔 해수담수화와 광역상수도 시설이 연계돼 있지 않은 탓에 해마다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섬 주민들이 토해내는 넋두리인 것이다. 실제 섬 주민들은 군이 운영하는 급수선을 통해 매달 한 차례 30톤 규모의 물을 공급받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곳 섬 주민들이 물 걱정을 덜 수 있을지 모른다. 군이 매년 물 부족을 호소하는 섬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친환경 무동력 빗물활용시설을 설치키로 했기 때문이다. 군은 당장 9일 청정 빗물을 생활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진도읍 저도에 빗물재활용시스템 생산업체인 ㈜GRT와 공동으로 친환경 빗물활용시스템 설치에 나섰다. 친환경 무동력 빗물활용시설은 무동력으로 운영되는 반영구 시설로, 태양광과 같은 포집체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저도에 설치되는 빗물활용시스템은 빗방울이 지상에 닫기 전에 다른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별도의 포집(捕執)체를 통해 빗물을 모은다. GRT측은 오염된 대기에 노출된 초기빗물은 자동으로 분리 배출되고 포집체 1개(연간 강수량 1,250㎜기준)로 바람세기에 따라 2∼3톤 이상 청정빗물 모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시스템은 소규모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을 개인 가구나 공동우물로 사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또 정부보조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마을공동사업이나 개인 차원에서 설치도 가능하다.
GRT 관계자는“대기오염 등 주변 환경오염이 심한 상태에서 지붕이나 지표면에 있는 빗물을 모아 사용하면 청소나 화초 등 허드렛물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친환경 무동력 빗물활용시스템을 통해 빗물을 모으면 식수 등 생활용수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이 시스템은 도서지역의 오랜 숙원인 물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규모로 설치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서 전 지역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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