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이 여학생의 외모를 '품평'하며 성희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추가 폭로가 나왔다.
서울교대는 곧 상벌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상벌위에서 유기정학 이하의 경징계를 받으면 다음 주 시작되는 일선 초등학교 교육실습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성 평등 공동위원회'는 7일 교내에 붙인 대자보에서 2016년 신입생과 졸업생이 만나는 대면식 때 '스케치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온라인 채팅방 대화를 제시했다. 대면식 때 스케치북에 외모에 대한 평가를 적는 식으로 품평이 이뤄졌다는 것이 성희롱 의혹을 제기하는 쪽 주장이다.
대자보에는 또 재학생과 졸업생이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온라인 커뮤니티를 '사회 부적응자 커뮤니티'라고 부르고 '페미니스트라고 글을 올리자', '대면식 때 성인지 교육을 하는 사진을 올리자'는 등 대책을 논의한 대화도 공개됐다.
현재 초등교사인 졸업생이 "겉모습이 중3인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애가 욕을 하는데 예뻐서 말을 잘 못 하겠다", "예쁜 애는 따로 챙겨 먹는다"는 등 학생을 성희롱한 듯한 대화도 대자보에 담겼다.
성 평등 공동위는 대자보에서 "학교 조사과정에서 남학생 내부고발자가 남학생 대면식 때 적나라한 성희롱을 고발했으나 1명의 진술이고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어교육과 학생들은 지난 3월 같은 과 남학생들이 여자 신입생 사진과 개인정보를 모아 책자 형태로 만든 뒤 이를 가지고 신입생과 졸업생이 만나는 대면식 때 외모를 품평하며 성희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16학번과 17학번 남학생들은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2014년 이전까지 잘못된 관행이 있었던 정황이 있기는 하지만 이후 근절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서울교대는 학교 차원 조사를 마치고 10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국어교육과를 비롯해 최근 성희롱 의혹을 받은 학생들의 징계 여부와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교대 학생처 관계자는 "신고자와 피신고자 보호를 위해 조사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 "징계결과는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서울교대 2~4학년 학생들은 13일부터 일선 초등학교로 교육실습을 나간다.
현재 성희롱 의혹을 받는 학생들도 퇴학이나 유·무기정학 등 중징계가 아닌 경고나 근신 등 경징계만 받으면 교육실습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교대생들은 졸업하려면 정해진 시수만큼 실습을 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학이 내려지면 실습에 가지 못하지만, 정학 이하의 징계를 받으면 실습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대 쪽에 관련 학생 명단을 요구했다"면서 "상벌위 결정을 토대로 교대 쪽에서 실습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성 평등 공동위는 성희롱 의혹으로 학교 조사를 받은 같은 과 남학생들을 실습에서 배제해달라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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