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민은행, 기업대출 ‘브레이크’… 신한 등은 ‘가속 페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민은행, 기업대출 ‘브레이크’… 신한 등은 ‘가속 페달’

입력
2019.05.10 04:40
19면
0 0
주요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 변화 그래픽=박구원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 변화 그래픽=박구원 기자

‘리딩 뱅크’자리를 놓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물밑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새 먹거리 시장으로 떠오른 기업 대출에서 상반된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수년간 기업대출을 꾸준히 늘렸던 국민은행은 올 들어 건전성 관리 모드로 전환한 반면, 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은 공격적인 팽창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시장에선 은행들의 기업대출 전쟁이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나 홀로 브레이크’ 국민은행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말 기준 KB국민은행의 기업(대기업ㆍ중소기업ㆍ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115조9,444억원으로 작년 말(116조2,493억원)보다 3,049억원(0.26%)감소했다. 중기대출은 5,822억원늘었지만, 대기업대출이 6,577억원, 개인사업자대출이 2,293억원각각 줄면서 전체적으로 기업대출 잔액이 올해 줄어든 것이다. 국민은행이 2017년과 지난해 각각 8.0%, 10.5%씩 기업대출을 대폭 늘려왔던 점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는 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올해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보다 초점을 맞출 거란 예상과도 반대 방향이다. 당국은 내년 1월부터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를 강화하는데, 가계대출의 예대율 가중치는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줄이는 것이 골자다. 당국이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에 주력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라이벌인 신한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들은 올해 기업 대출을3~4% 가량 일제히 늘렸다. 신한의 기업대출 잔액은 작년 말 약 100조원에서 4월 말 103조원으로 3.7%늘었고, 우리은행은3.1%(2조8,400억원), 하나은행도 4.3%(4조23억원)덩치를 키웠다. 이들 은행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기업영업을 상대적으로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내세우고 있다. 경기 둔화로 기업대출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외형 성장보다 보수적인 기업 여신 관리를 우선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여신(대출)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잠재부실 여신은 재조정하되, 우량 여신은 사전 관리를 강화해 지속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전쟁 시작됐다” 

시장에선 최근 은행들의 움직임을 두고 ‘기업대출 전쟁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업대출 시장은 통상 기업이 시설ㆍ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커지는데,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이 투자를 미루고, 자영업자도 어려워지면서 요즘엔 새 시장 발굴보다 기존 우량 기업고객을 서로 뺏고 뺏기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A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건전성 강화를 내세우면서 주춤하는 사이, 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이 금리를 내리거나 마케팅을 강화해 고객을 빼앗아 간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은행들이 연초의 전략을 언제든 바꿀 가능성도 있다. 실제 신한금융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하반기 경기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건전성에 조금 더 포커스를 둔 성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류승헌 최고재무책임자)고 밝히기도 했다.

B은행 관계자는 “미중 무역협상 상황이 오늘과 내일 다를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세계경제와 국내경제 상황을 고려해 경영전략을 세우는 은행 입장에선 수시로 전략을 바꿔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