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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이슬람사원 인근서 ‘소년병’ 자살 폭탄테러… 10명 이상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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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이슬람사원 인근서 ‘소년병’ 자살 폭탄테러… 10명 이상 사망

입력
2019.05.08 18:13
수정
2019.05.08 19: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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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파키스탄 라호르의 이슬람 수피사원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현장. AP 연합뉴스
8일 파키스탄 라호르의 이슬람 수피사원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현장. AP 연합뉴스

파키스탄 북동부 중심도시 라호르의 이슬람 수피(신비주의 종파)사원 인근에서 8일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쳤다. 중상자도 상당수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의 한 분파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라호르 현지 경찰은 이슬람권의 ‘금식 성월’ 라마단 시작 사흘째인 이날 오전 발생한 폭탄테러와 관련, “수피 성자 알리 하지베리가 묻혀 있는 다타 다르바르 사원의 외곽에 배치된 경찰초소와 경찰차가 테러의 표적이었다”고 말했다고 APㆍ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당시 사원에는 수백명의 순례자가 있었지만 테러범은 곧장 경찰차를 향해 돌진했다.

이날 테러는 오전 8시45분(현지시간)쯤 다타 다르바르 사원의 여성 출입구 근처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15~16세쯤 되어 보이는 한 소년이 7㎏짜리 폭발물 재킷을 착용하고 자살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테러 발생 3시간쯤 후 탈레반의 한 파벌인 히즈불 아흐라르는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긴급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애도와 위로를 보내며 부상자들에게는 최고의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국영방송은 테러 현장의 파손된 차량들과 구조 활동 장면을 반복해 내보냈다.

수피는 이슬람 수니파 내 신비주의 종파로 이들의 성지인 다타 다르바르 사원은 매년 전 세계에서 수십만명의 이슬람 신도가 찾는 곳이다. 하지만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극단주의 무장단체는 수피를 이단으로 여겨 크고 작은 테러를 자행해왔다. 다타 다르바르 사원에선 2010년 2건의 자살 폭탄테러로 42명이 사망하고 18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AFP통신은 이번 테러 소식을 전하며 “특히 라호르는 테러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 제2의 도시이자 펀자브주(州)의 주도인 라호르는 경제ㆍ문화ㆍ교통의 중심지로 개방적인 곳인데다 인도와 분쟁중인 카슈미르와 가까워 최대 규모의 군사기지도 들어서 있다. 모두 테러집단의 표적이 될 만한 요소다. 2016년 부활절에 기독교도를 노린 폭탄테러로 70여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이번 테러가 지난 6일 라마단이 시작된 직후 발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대다수 무슬림은 욕망을 절제하고 이웃을 살피는 시기로 삼지만 테러조직은 이 기간에 순교하면 더 많은 축복을 받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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