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영제 시행 서울은 파업 피할 듯
전국적으로 버스노조들이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지역별로 노사간 쟁점도 제각각이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는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노동시간 감축분과 다른 지역 버스 운전기사와의 형평성을 들어 임금 10.9%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노사가 임금 3.8% 인상에 합의했던 것에 비교하면 임금 상승 폭이 큰 수준이다. 반면 사측은 매년 적자가 6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임금을 노조의 요구대로 올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지난해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 대비해 129명을 신규 채용한 상태여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대구 시내버스 노조는 주 52시간 근무 적용에 따른 손실 임금 보전과 함께 현 61세인 정년을 63세로 2년 연장하고 추가 인력 확보도 요구하고 있다.
정병화 대구버스노조 위원장은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 근무시간 감소로 7.67%의 임금이 감소해 손실 임금에 대한 보전이 필요하다”며 “최근 육체노동자 정년을 65세로 한 대법원 판결에 맞춰 최소 63세로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안 대신에 버스기사는 현재의 임금 수준을 유지하고, 사업자는 추가 인건비 부담이 없는 1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을 역제안한 상태다.
울산지역 노조 측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근무일수가 한달에 3.3일 줄어 임금 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또 무사고 수당을 현재 12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올리고 정년을 만 61세에서 만 65세로 연장해달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부산지역 버스노조는 완전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해 평일 하루 9시간씩 근무해 주 45시간, 월 22일만 근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사측은 격주 시프트제(교대근무)를 도입해 월 24일 근무하자고 맞서고 있으며, 임금 보전문제는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15개 광역버스 업체가 파업찬반투표에 참여중인 경기도 버스노조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추가 인력 채용과 현재 310여만원 수준인 기사 임금을 서울 수준인 390여만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 측은 경영 부담을 호소하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강릉과 동해, 속초, 고성 등 강원도 영동지역 4개 시군 시내버스 노조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한 손실되는 임금을 보전해 달라며 강수를 뒀다.
다만 2004년부터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서울시는 예고된 '버스대란'에서 한발짝 비껴 서 있는 분위기다. 격일제 근무를 하는 경기와 달리 서울 버스기사들은 1일 2교대 근무를 한다. 평균 근무시간은 일주일에 50시간으로, 주52시간제가 적용돼도 무리가 없다. 평균 연봉은 4,700만원 수준이다. 노조 측은 5.9%의 임금 인상과 63세까지로의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규 서울시 버스정책팀장은 "만에 하나 파업할 경우에도 대비해서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증편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송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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