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배터리의 고속 충전 기능을 강화하려는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5세대(G) 통신 시대를 맞아 다양한 게임ㆍ미디어 등 초고화질ㆍ대용량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용량이 큰 배터리가 필요하고, 이를 급속 충전하는 기술이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8월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10’에는 50W 급속 충전 기능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50W급 고속 충전 기능을 활용하면 3,400mAh 배터리를 35분 안에 완전 충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 S10에는 15W 충전 기능,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 S10 5G에는 25W 충전 기능을 도입하는 등 점차 충전 속도를 높여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10에 50W급 고속 충전 기능을 탑재 하기로 한 것은 배터리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즐기는 사용자가 늘면서 고용량 배터리는 첨단 스마트폰이 갖춰야 할 ‘기본’ 기능이 됐다. 특히 5G 시대 개막으로 배터리가 더 빨리 소진되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능 등이 스마트폰에 속속 탑재되면서, 대용량 배터리를 빨리 충전하는 기술이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때문에 2~3년전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기업 사이에 벌어졌던 ‘배터리 용량 늘리기‘ 경쟁이 최근에는 ‘배터리 빨리 충전하기’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2016년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 이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최대 약점은 배터리로 꼽혀왔다. 삼성전자가 배터리 안전성에 방점을 두고 스마트폰을 개발하면서, 경쟁사 보다 용량이 낮고 충전속도도 느린 배터리가 갤럭시 시리즈에 계속 탑재됐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7년 출시한 갤럭시 노트8 모델에는 이전 모델인 노트7 보다 용량이 200mAh 더 적은 3,300mAh의 배터리를 적용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 늘리기 경쟁에서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9 모델에 4,000mAh급 대용량 배터리를 처음 탑재 하면서 경쟁에 다시 합류했다. 또 올해 출시된 갤럭시 S10+에 4,100mAh, 갤럭시 S10 5G 모델에는 4,500mAh 배터리를 적용하면서 용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LG전자도 오는 10일 출시되는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에 4,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다.
또 중국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스마트폰에 고속 충전기능을 속속 도입하자 삼성전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50W에 달하는 고속 충전기술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가 지난해 자사 스마트폰 ‘파인드 X’ 일부 사양에 도입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10에 4,500mAh급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고 50W 고속 충전 기능을 도입하면 배터리 약자 이미지를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갤럭시 S10에 처음 적용돼 호평을 받고 있는 ‘무선 배터리 공유 충전‘ 기능이 갤럭시 노트10에 탑재될 것으로 보여 외신들은 “배터리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최대 약점에서 장점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는 5G 시대에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과 충전 속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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