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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밤샘 근무 끝내고 새벽 귀갓길에...67세 경비원, 70세와 78세 운전 차에 치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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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밤샘 근무 끝내고 새벽 귀갓길에...67세 경비원, 70세와 78세 운전 차에 치여 사망

입력
2019.05.08 17:35
수정
2019.05.08 20:43
0 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어버이날인 8일, 새벽 귀갓길 60대 노인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70대 노인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사건은 지난 3월 14일 새벽 5시 40분쯤 일어났다. 경비원 A(67)씨는 자전거를 타고 서울 서대문구 모래내로 근처를 지나가던 참이었다. 밤샘 근무 끝의 귀갓길이라 마음이 좀 급했다. 지나가는 차도 안 보여 횡단보도를 그냥 건너려 했다. 마찬가지로 밤샘 운행을 마치고 귀가하던 택시기사 김모(70)씨가 그만 A씨를 치어버렸다.

사고는 한번이 아니었다. 튕겨나간 A씨를, 이번엔 장모(78)씨가 몰던 차가 다시 치고 지나갔다. 청소용역 업체에서 일하던 장씨 또한 밤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참이었다. A씨는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 죽음에는 두 차례 사고 모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이긴 했지만 직선도로여서 운전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 빨리 반응했다면 피할 수 있는 사고였다.

이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택시기사 김씨에 대해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고, 장씨에 대해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혐의가 다른 것은 김씨는 현장에 남았지만, 장씨는 그대로 가버려서다. 장씨는 “흰 플라스틱 통을 친 줄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인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운전면허 소지자 3,216만 1,081명 중 65세 이상 노인은 307만 650명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2014년 207만 8,855명에서 5년새 100만명이 늘었다. 이 기간 동안 노인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건수도 2만 275건에서 3만 12건으로 1만건 정도 늘었다. 지난해 기준 노인 운전자의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843명, 부상자는 4만 3,469명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자발적 운전면허 반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 또한 생계를 위해 운전을 해야만 하는 노인들에겐 무용지물이다.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종합교통연구본부장은 “고령화와 함께 생계형 노인 운전자가 많아지다 보니 심지어 90세 택시운전자도 있다”며 “현재로선 75세 이상 적성검사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등의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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