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속’, ‘불법 경광등’, ‘고속도로 갓길 역주행’ 등 불법의 대명사인 견인차량 기사들조차 꺼려 온 견인기사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은 다른 견인기사들보다 뒤늦게 사고 현장에 도착해 놓고도, 견인을 못하도록 막고 반항할 경우에는 폭력배 등을 동원해 일감을 가로 채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업무방해 및 특수협박, 폭행 등 혐의로 A(29)씨와 그의 동생B(25)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폭행 등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차량을 불법 개조하고 난폭운전을 한 일당 11명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원과 화성 일대의 교통사고 현장에서 먼저 출동한 다른 업체 견인기사들을 폭행해 견인 대상 차량을 가로채 온 혐의다. 또 출동한 보험사 직원을 겁박해 보험 견인서비스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 등 10여 차례에 걸쳐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면서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자신의 업체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도록 알선할 경우 수익금의 15%를 주겠다며 견인기사들을 포섭했다.
이어 A씨의 동생 등 포섭된 견인기사들은 ‘먼저 도착한 견인차 우선 견인’이라는 암묵적 룰을 무시한 채 10여 명씩 집단으로 몰려가 일감을 빼앗았다. 때로는 조직폭력배를 동원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집단폭력을 행사하고 상대 견인기사뿐 아니라 보험사 직원들에게도 협박을 가해 운전자들을 위협했다”며 “이들의 영업 장부 등을 분석해 여죄를 밝히는 한편 차량 공업사 등과도 유착관계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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