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돌연 이라크를 방문했다. 그는 이란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하는 한편, 이라크가 주둔미군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AFPㆍ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제안보 문제를 이유로 독일 베를린 방문을 직전에 취소하고 이라크로 향했다. 그는 바흐람 살레 이라크 대통령 및 아델 압델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의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라크가 자국 내 미국인을 충분히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그들은 이것이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이란이 활동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를 방문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가 본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배경을 말해, 그들이 우리 팀(미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었다"고 했다. 바그다드로 향하던 도중에는 “이라크 지도자와 대화를 나누고, 이라크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국가라는 확신을 주기 위해 바그다드에 가고 싶었다”고 갑작스런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병력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폼페이오 장관이 예고 없이 바그다드를 방문했다"며 "이번 방문은 보안상의 이유로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틀 전 미국은 어떠한 이란의 공격에도 가차 없는 무력으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내놓으며 중동지역에 항공모함과 폭격기를 배치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란이 8일 핵개발 재개 방침을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을 둘러싼 긴장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 뒤, 지난달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이달 3일 핵합의에서 허용된 이란의 핵 활동 마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대이란 적대정책을 강하게 추진해왔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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