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정정 불안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이 지역에 군 병원선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군사적 개입’마저 하나의 옵션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방안이어서 주목된다.
복수의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관리들은 병원선이 어느 지역으로 향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통신은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위기 국면에서 미 국방부의 제한적이고, 목표를 설정한 개입의 가장 최근 징후”라고 설명했다. 남미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군 남부사령부는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일간 LA타임스도 지난 3일 국방부에서 국가안보 담당 고위 관리들이 회의를 갖고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한 군사적 옵션을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인도주의 위기 완화를 위해 병원선 파견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침상 1,000개를 보유한 해군 함정 컴포트호를 콜롬비아 북부 해안에 배치,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난민들을 치료하는 방안을 협의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스스로 ‘임시 대통령’을 선포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고 있다. 마두로 정권을 향한 전방위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군부를 등에 업은 마두로 대통령은 퇴진 요구를 일축하고 있고, 러시아와 쿠바 등도 그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특히 미국을 겨냥해 “군사적 개입은 재앙”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이 지역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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