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옥 대한어머니회 대구시연합회 회장 “격월 교양강좌에 백종원급 경제 분야 명사 초청하고파”

“빌게이츠 초청 특강도 열어보고 싶습니다.”
대한어머니회 대구시연합회는 지난 1월 격월로 여는 특강에 충남대 오기영 교수를 초청했다. 오 교수는 발명과 특허, 벤처창업을 주제로 열강을 펼쳤다. 강의가 열리기 전 색다르다는 평도 있었지만 기존의 교육 테마와 사뭇 달라 거부 반응이 있을 거란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지금껏 교육 강좌가 대부분 건강, 교육, 인문학 등을 주제로 진행해왔고 창업 특강이나 다름없는 강의는 처음이었다. 우려와 달리 강연장을 찾은 200여명의 회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대부분 ‘당장 발명과 창업에 뛰어들고 싶을 만큼 생생하고 와닿는 강의였다’는 청강 후기를 남겼다. 기우는 환호와 강의 앵콜 요청으로 말끔하게 날아갔다. 신정옥(58)대한어머니회 대구시연합회 회장은 “앞으로 백종원을 비롯해 경제 분야의 다양한 명사를 초빙하고 싶다”면서 “강의 예산이 빠듯해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우리 대한어머니회 슬로건처럼 여성들이 깨어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사라면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신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대한어머니회 안팎의 중론이다. 신 회장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국제로타리3700지구 ‘봉사위원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대구시 8개 구군의 봉사활동을 지휘해야 하는 대한어머니회 봉사 수장으로서의 역량을 쌓았지만, 발명과 사업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쳐왔다. 현재 특허청 산하 여성발명협회 이사이자 화훼 인테리어 전문가로 20년 넘게 사업체를 경영해왔다.
신 회장은 젊은 시절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다가 ‘꽃의 산업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2006년 발명가협회에 가입했다. 2년 후 화훼 인테리어 관련된 첫 특허를 따냈다. 이 특허가 신 회장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8년 코엑스 열린 전시회에 참가해 압화 인테리어 작품을 발표한 이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20여회나 방송을 타면서 화웨 인테리어라는 다소 낯선 분야를 널리 알리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2018년에는 대구시 달구벌명인에 선정됐다.
신 대표의 압화 작품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액세서리로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도 양평 등지의 고급 빌라촌의 유리 현관문을 장식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대기업에서 출시한 한정판 고급 화장품 케이스에 적용되기도 했다.
폭넓은 경제활동 경험 덕에 오 교수의 특강처럼 어머니회 곳곳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해 말 홈쇼핑업체로부터 3,000만원을 기부받아 대구시 8개 구군 사회복지센터에 후원할 수 있었다. 신 회장은 “2년 전 대한어머니회가 11번째 소비자단체로 등록이 되었다”면서 “대구지회에서도 보다 실제적인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대한어머니회가 ‘대한CEO어머니회’라는 별칭을 얻었으면 합니다.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발명대회나 공모전 등, 평범한 주부라도 경제 현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거든요. 일일이 이름을 거론하기는 힘들지만 우리 일상에서 얻은 아이디어 하나로 기업을 일군 여성들이 적지 않아요. 눈만 크게 뜨면 기회는 많습니다.”
신 회장은 “대한어머니회의 슬로건이 ‘강력한 국가는 깨달은 어머니로부터, 요람을 흔드는 손이 세계를 흔든다’인데, 당장 빌게이츠 같은 여성CEO는 몰라도 빌게이츠에 버금가는 인재를 탄생시킬 어머니는 충분히 배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배들이 이어준 교육과 봉사의 전통을 잘 이어가면서 동시에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놓치지 않고 혁신적인 모습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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