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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드론 공격 징후” 항모전단 증파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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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드론 공격 징후” 항모전단 증파한 미국

입력
2019.05.07 18:34
수정
2019.05.08 00:5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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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지중해로 진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지중해로 진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중동지역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양국이 서로를 겨눈 군사전략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비축한 드론 편대를 통한 공중 공격과 함께 중동 지역에 구축한 친이란 계열 민병대를 통한 미 지상군 타격 계획을 세운 반면,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전단의 추가 파병으로 맞서고 있다.

패트릭 셰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전날 공개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의 중동 배치에 대해 “이란 정부군에 의한 신뢰할 만한 위협 징후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밝혔다. 무작정 이란을 압박하는 전략자산 배치가 아니라, ‘이란의 군사적 위협’이 먼저 있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공격하면 가차없는 물리력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명확하고 틀림없는 메시지를 이란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항공모함은 당초 2주 뒤에나 중동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급파됐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까지 걸프만 등 중동 지역에 최대 2척의 항공모함을 전개했으나, 최근엔 1척만 운용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세운 대미 공격 계획도 공개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항공 전단에 맞서 드론의 대거 투입 및 중동 지역의 반미 정서로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5,000여명이 주둔 중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쿠웨이트 등 미군이 있는 국가의 친이란 계열 무슬림 전사를 선동해 매복 공격을 가하는 한편, 예멘 인근 밥 엘 만뎁 해협과 걸프만 등에서는 ‘무장 드론’을 동원해 미 함정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작전의 실행이 임박한 것인지,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향후 더 높아졌을 경우를 대비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중동지역 미군 주둔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중동지역 미군 주둔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이란 드론 전력과 관련해서는 오래전부터 미군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2011년 추락한 미국의 RQ-170 드론을 역설계해 기술을 습득한 이란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던 지난 3월 걸프 해역에서 대규모 드론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잇따르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대한 드론 공격의 배후 역시 이란이라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양측 간 군사적 긴장감 상승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이란의 위협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란으로선 미국을 견제할 최후 수단 중 하나인 만큼 당장 봉쇄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미국 제재가 이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수준에 달할 경우 이란도 좌시할 수 만은 없는 상태다. 이란은 실제 매년 걸프 해역과 오만해 일대에서 해상 훈련을 벌여 왔는데, 지난 2월에도 구축함과 잠수함을 동원해 함대함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항모 전단 파견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케이반 호스라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볼턴의 언급은 심리전일 뿐”이라며 “이란 군은 이미 그 항공모함이 3주 전 지중해에 진입하는 것까지 주시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8일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이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2015년 핵합의 축소 공언 등 미국의 제재 관련 대응방안을 대국민 담화로 발표할 계획이어서 양국 간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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