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중국제품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타결이 기대되던 미중 무역협상이 위기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트윗에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충격에 빠졌던 세계 경제는 7일 중국 협상단이 예정대로 미국과 협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크게 불안해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해결로 무역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미중 무역협상 연내 타결 가능성이 한층 낮아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협상 결렬은 피하겠지만 협상 시한이 연장되면서 긴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율 인상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특히 중국 수출품에 필요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중국 수출 감소가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하며 위기 상황이고 특히 대중국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그나마 매달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다 지난달 한자리로 줄어들긴 했으나 회복세가 이어지길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대 이란 제재로 이달 초부터 이란 수출 대금의 통로였던 원화 결제 계좌가 동결돼 사실상 수출의 길이 모두 막혔다. 제재 이전인 2012년 62억달러에 달하던 이란 수출이 지난해 23억달러로 줄었는데, 그마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유럽연합(EU)에도 관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보호무역의 바람은 전 세계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단시간 내에 잠잠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대책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에 주력하고, 기업은 세계 1위 제품을 늘려야 한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ㆍ신북방 정책을 강화하고, 지지부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두르는 등 수출시장 다변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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