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1분기 실적이 ‘현상 유지’ 수준에 머물렀다. 5세대(G) 통신 네트워크 투자비 증가와 정체된 무선통신 시장 탓에 떨어지고 있는 매출을 인터넷(IP)TV 등 미디어 사업부문이 가까스로 메우는 모양새다. 5G 전국망 구축까지는 2~3년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도 실적 둔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1분기 매출 4조3,349억원, 영업이익 3,226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9%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매출이 부진했지만 미디어 사업이 호조를 이어갔고, 보안과 커머스 등 다른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결과다.
1분기 SK텔레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2,487만2,000명으로 전분기보다 12만7,000명 늘었지만 매출은 2조4,500억원에서 2조4,1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작년 1분기(2조5,700원)와 비교하면 6.2% 감소했다. 매달 이동통신요금의 25%를 할인 받는 선택약정 제도가 대중화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었고, 기초연금 수급자 요금 감면 등의 영향도 있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실제 SK텔레콤의 가입자당 월 매출을 살펴보면 전분기 3만1,328원에서 3만645원으로 감소했다.
견고한 매출 상승을 보여준 쪽은 IPTV다. 가입자와 콘텐츠 매출이 모두 늘면서 IPTV 매출은 작년 1분기 2,677억원에서 3,156억원으로 17.9% 증가했다. IPTV 서비스 중 이용요금이 비싼 초고화질(UHD) 가입자 비중이 44.4%에서 57.0%로 늘었다.
이처럼 무선 사업 부진을 IPTV 매출이 상쇄하는 현상은 앞서 실적을 발표한 KT와 LG유플러스에서도 나타났다. KT의 경우 유선사업과 무선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0.5% 감소한 반면 IPTV 매출은 18.4% 증가한 3,774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도 23.8% 증가한 IPTV 매출(2,502억원) 덕분에 전체 매출(3조204억원)이 1.4% 증가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IPTV가 실적을 받쳐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크고 기간도 장기화되는 5G 투자 때문이다.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쓰는 마케팅 비용도 크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기지국 구축, 장비 안정화 등이 포함되는 SK텔레콤의 1분기 설비투자는 3,313억원으로 작년(870억원)의 4배에 가깝다. KT(5,521억원)와 LG유플러스(2,759억원)의 설비투자 비용도 각각 133%, 34.8% 증가했다. 업체별 올해 전체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1조원씩 늘어날 전망이라, 올해 안에 5G 효과가 나타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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