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프로당구의 수장으로 첫 걸음을 뗀 김영수(77) 프로당구협회(PBA) 초대 총재가 “아마추어와 상생하는 국내 6번째 프로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PBA는 7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PBA 출범식과 김 총재 취임식을 열고 프로당구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국내에서 프로 종목의 출범은 1968년 남자골프(여자는 1978년), 1982년야구, 1983년 축구, 1997년 농구, 2004년 배구에 이어 당구가 6번째다.
그러나 PBA 투어의 연착륙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당장 세계캐롬연맹(UMB), 대한당구연맹(KBF)은 PBA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아울러 ‘프로스포츠=대기업’으로 인식되던 틀을 깨고 스포츠마케팅사인 브라보앤뉴가 운영 주체로 나선 투어의 재원 마련에도 우려의 시선을 지우지 못한 게 사실이다.
취임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총재는 이 같은 질문에 체육계에서 잔뼈가 굵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문체부 장관 시절 프로농구가 출범했는데 그 때도 아마추어의 반대가 엄청났다. 문체부 내에서도 인가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는데 주체 세력들의 의지를 보고 인가했다”면서 “그 결과 프로농구뿐 아니라 아마추어 농구까지 저변 확대 계기가 됐다. 그보다 10년 늦은 배구도 국민 스포츠로 성장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정도 성공을 입증하고 나면 연맹과 UMB도 우리를 상생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김 총재는 문체부 장관, KBL(한국농구연맹) 총재, 2014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 등 문화체육 분야의 여러 단체를 이끌어왔다.
김 총재는 취임식에서 “전국 2만여개의 당구장과 1,200만명 동호인이라는 숫자는 한국 당구의 저변이 얼마나 단단한지 잘 보여준다"면서 ”오는 6월 개막하는 PBA가 당구 발전을 위한 초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정대 KBL 총재를 비롯해 KLPGA, KOVO 관계자들 등 기존 프로스포츠 관계자들이 참석해 6번째 프로 종목의 탄생을 축하했다.
6월 2일 개막하는 PBA는 2019~20시즌 8개의 1부 투어, 10개의 2부 투어, 8개의 LPBA(여자) 투어로 진행된다. 총상금은 28억원 규모다. 경기 룰에서 아마추어와 가장 다른 점은 ‘빈 쿠션치기’를 동호인들이 즐기는 방식인 2점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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