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점점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사회구조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계층이동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더니 24%만이 가능하다고 본 반면 27.7%가 계층이동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했다.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더 많은 것은 2011년 이 부문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이런 결과는 서울시가 서울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과 주거,경제,문화,환경,교통,교육,복지 등 주요 생활상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2018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서 드러났다.서울시는 지난해 9월 한 달간 서울 시내 2만가구, 15세 이상 4만2,991명과 서울 거주 외국인 2,500명을 방문 면접했다.
7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가 노력하면 나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이 27.7%로 나타났다.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24.0%였다.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비율은 나이가 많을수록 낮아졌다. 10대는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비율이 32.1%였지만 연령이 올라갈수록 점점 하락해 60세 이상에서는 19.2%에 불과했다.또한 학력이 높고,소득이 높을수록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특히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서 유일하게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27.2%)는 응답이 낮다(24.2%)보다 많았다.
서울시민의 절반 이상은 한달 소득이300만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직업을 갖고 있는 서울시민은 60.5%였다.이중54.6%가 300만원 미만 수준의 근로(사업)소득을 올리고 있었다.구간별로는 200만~250만원이 20.1%로 가장 많았다.300만~350만원이 18.7%, 250만~300만원 13.6%, 150만~200만원 12.3% 순이었다.500만원 이상은 7.3%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76.2%, 여성의 45.7%가 직업을 가졌다.화이트칼라 54.8%, 블루칼라 34.0%, 관리ㆍ전문직 11.0%였다.고용 형태별로는 상용근로자가 72.9%로 가장 많았고,임시ㆍ일용근로자 11.0%,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9.8% 순이었다.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8시간 26분으로,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도 18.7%나 됐다.
서울시민의 정치 성향은 진보(36.1%), 보수(32.0%), 중도(31.8%) 순으로 나타났다.연령별로 20대의 진보 비율이 53.0%로 가장 높았고, 50대 이상부터 진보보다 보수 성향 비율이 높았다.특히 60세 이상에서는 보수 비율이 56.4%로 가장 높았다.학력별로는 중졸 이하(54.4%)와 고졸(36.9%)에서 보수라는 응답이 많았다.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6.90점을 기록했다. 2017년 6.96점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다.1인가구는 6.57점으로 다인가구(6.95점)보다 낮았다.다만 미혼자는 7.11점으로 6.94점으로 나타난 기혼자보다 행복했다.
안정준 시 빅데이터담당관은 “칼로 무 자르듯 범주화할 수는 없지만 개천에서 용이 날 가능성이 예전보다 더 힘들어졌다고 인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이런 인식이 바람직한지 여부를 떠나 우리 사회가 그런방향성으로 가고있다고 볼 수 있는 결과여서 향후 정책에 어떻게 적용시킬 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