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전우용, 페이스북 글에 일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주말 장외집회에서 수 차례 발언한 “죽음을 각오했다”는 표현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황 대표의 병역 면제 사유인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을 거론하며 일침을 가했다.
전씨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1야당 대표가 장외집회를 주도하면서 ‘죽음을 각오하고’라는 말을 여섯 번이나 했다”며 황 대표를 겨냥한 글을 올렸다. 이어 “전혀 죽을 가능성이 없는 일에도 죽음을 각오하는 사람이, 만성 담마진 판정을 받았을 땐 죽을까봐 얼마나 두려웠겠냐”고 비꼬았다. 황 대표는 만성 담마진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전씨는 또 “태평양전쟁 중 일본군 전사자가 과도하게 많았던 이유 중 하나는, 지휘관들이 ‘죽음을 각오하고’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내뱉었기 때문”이라며 “지도자가 ‘죽음을 각오하고’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내뱉으면, 그 아랫사람들은 진짜 헛되이 죽는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발언이 경솔했다는 지적이었다.

전씨는 3일 한국당 의원 일부가 삭발식을 한 것과 관련해선, “삭발 결의는 일본 군국주의가 우리 문화에 심어놓은 식민지 잔재”라며 “일제 강점기에 만세를 불렀다고 다 독립운동 한 사람이 아니듯, 삭발한 사람이 다 ‘불의에 항거’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황 대표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등에 반발해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 번째 장외 집회를 열었다. 황 대표는 약 30분 동안 연설하며 문재인 정부를 ‘거짓말 정부’, ‘독재정권’ 등의 표현으로 비판했다.
그는 “두들겨 맞으면서 죽을 각오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고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피 흘리겠다”며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좌파독재의 치하에 살게 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연설 중 ‘죽을 각오’라는 표현을 여섯 차례 사용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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