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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간 하루 세끼 라면만 먹는 91세 할아버지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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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간 하루 세끼 라면만 먹는 91세 할아버지의 사연

입력
2019.05.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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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안성탕면만 먹어 화제가 됐던 박병구 할아버지(1929년생)가 올해로 망백(91세)을 맞았다. 농심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박 할아버지 댁을 방문해 건강을 기원하는 선물을 전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농심은 1994년 박 할아버지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진 후 지금까지 26년째 안성탕면을 무상 제공하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 할아버지가 라면만으로 삼시세끼를 해결하게 된 것은 젊은 시절 앓았던 장 질환 때문이다. 1972년 '장협착증' 진단을 받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장협착증은 장의 통로가 좁아져 음식을 소화할 수 없는 병이다. 어려운 형편에 수술도 했지만, 여전히 음식을 먹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날로 기력이 쇠해졌던 박 할아버지는 '라면을 먹으면 속이 확 풀린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라면을 먹었는데, 뜻밖에 편안함을 느꼈다. 박 할아버지는 "거짓말처럼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과 함께 오랜만에 포만감을 느꼈다"며 "이제 살았다는 생각과 삶의 희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라면에 눈뜬 박 할아버지는 여러 라면을 먹어봤지만, 농심 소고기라면만큼 맛있고 속도 편한 라면이 없었다. 그때부터 삼시세끼 소고기라면만 고집했고, 이후 '해피라면'에서 '안성탕면'으로 이어졌다.

박 할아버지는 안성탕면을 언제부터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안성탕면이 1983년 출시됐고 해피라면이 1990년대 초반에 단종됐다는 점에 미루어 볼 때 적어도 30년 이상을 안성탕면만 먹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은 시골 우거지장국 맛을 모티브로 개발한 제품"이라며 "된장으로 맛을 낸 구수한 국물이 박 할아버지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1994년, 당시 이장이었던 정화만 씨의 제보로 박 할아버지의 소식을 처음 듣고, 할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안성탕면을 무상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그 이후로 농심이 제공한 안성탕면은 총 900여 박스에 달한다.

지금도 화천지역을 담당하는 농심의 영업사원은 3개월마다 한 번씩 박 할아버지 댁을 방문해 안성탕면 9박스를 전해드린다.

올해 91세가 된 박 할아버지는 여전히 안성탕면 외 다른 식사나 간식은 먹지 않고, 하루 세 끼 안성탕면만 고집하고 있다. 노환으로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몸에 큰 이상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라면도 직접 끓여먹고, 일주일에 한 두 번은 텃밭 관리도 한다.

다만 젊었을 때 한 끼에 두 봉씩 먹던 라면의 양은 한 개로 줄었다. 농사일에 바빠 라면을 빨리 먹으려고 면만 끓이고, 찬물에 스프를 부어 후루룩 해치우던 모습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2~3년 전부턴 라면을 잘게 부순 뒤 조리법대로 뜨겁게 조리하고 숟가락으로 천천히 떠먹는다.

한편 농심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박 할아버지 댁을 방문해 소정의 선물과 함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전했다. 이날 할아버지 댁을 찾은 정효진 농심 춘천지점 지점장은 "박 할아버지가 안성탕면을 드시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계속 할아버지께 안성탕면을 제공해 드리고, 자주 찾아 뵐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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