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터키 소마 탄광 참사로 301명이 숨졌다. wikipedia.org

2014년 5월 13일 터키 마니사주 소마(Soma)의 에이네즈(Eynez) 탄광 지하 갱도 2km 지점에서 대규모 폭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이틀 동안 진화되지 않았다. 참사 닷새째인 5월 17일 터키 정부는 생존자 구조작업을 마무리하며 30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국의 세월호 참사(4월 16일) 약 한 달 뒤의 일이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찾은 에르도안 당시 총리(현 대통령)는 기자회견 도중 19세기 영국과 20세기 초 프랑스, 일본의 예를 들며 “탄광 사고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해 시민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정부ㆍ여당(정의개발당, JDP)으로선 그게 그냥 ‘사고’도 아니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측이 소마 탄광의 안전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여당이 묵살한 게 불과 3주 전이었다. 터키 최대 탄광기업인 ‘소마 쾨미르 이쉴렛멜레리 A.S’의 오너는 언론 인터뷰에서 “소마 광산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광산”이라고 호언하며, 탄광 민영화 이후 톤당 생산 단가가 140달러에서 24달러로 대폭 줄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 기업은 여당의 영향력 있는 후원자였고, 광산 민영화의 가장 큰 혜택을 챙긴 곳 중 한 곳이었다.

물론 탄광 안전 실태는 전혀 딴판이었다. 2010년 터키 경제정책재단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 광부는 2012년 78명, 13년 95명이 작업 중 숨졌다. 2008년 터키탄광 사고 사망률은 100만톤당 7.22명으로, 미국(0.02명)의 361배였고, 중국(1.27명)보다도 5배가 높았다.

에르도안이 자신을 야유한 사고 현장의 한 청년에게 “버릇없이 굴지 마라. 이미 벌어진 일이고, 이건 신의 섭리다. 이 나라의 총리에게 야유하다가 맞는 수가 있다”고 말하는 영상 자료가 공개되기도 했다. 한 현지 기자는 정치 지도자의 납득하기 힘든 말과 행동이 대형 참사를 겪은 터키 시민들을 분열시킴으로써, 국민이 함께 애도하지 못하게 했고, 자극적인 소식을 전하는 데 열을 올린 언론이 그 분열을 부추겼다고 소개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그해 치러진 첫 대통령 직선제 선거에 출마해 8월 대통령이 됐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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