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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소불위’ 에르도안… 야당 승리한 터키 이스탄불서 재선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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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소불위’ 에르도안… 야당 승리한 터키 이스탄불서 재선거 결정

입력
2019.05.0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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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6일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앙카라=A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6일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앙카라=AP 연합뉴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 선거가 야당이 승리한 지 20일 만에 다시 치러지게 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원치 않았던 선거 결과가 나오자 결국 그의 뜻대로 무효 처리되고 만 것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는 6일(현지시간)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 결과를 무효로 결정한 뒤 재선거를 명령했다. 재선거 날짜는 다음달 23일로 정해졌다.

법관으로 이뤄진 YSK 위원 11명 가운데 7명이 ‘재선거 실시’를 주장하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중에서 개표감시위원을 선정토록 한 선거관계법령을 어긴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게 YSK가 제시한 선거무효 결정 사유다.

앞서 지난 3월 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이스탄불 시장 후보로 출마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는 AKP의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를 근소한 차로 꺾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재검표와 재개표를 거친 뒤, 지난달 17일 이스탄불 광역시장 당선증도 받았다. 두 후보의 표차는 약 1만4,000표로, 득표율 격차는 0.2%포인트에 불과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으로선 자신이 1994년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된 지 25년 만에 가장 뼈아픈 선거 패배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자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결과에 불복하고 나섰다. AKP는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벌어졌다”면서 재선거 시행을 YSK에 요청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국민이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를 원한다”, “부정이 벌어진 게 명백하다” 등의 주장을 잇따라 내놓으며 YSK를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이스탄불 검찰, 경찰은 대대적인 선거부정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졸지에 승리를 뺏겨 버린 CHP는 이번 재선거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YSK가 집권당의 압박에 재선거 결정을 내렸다면서 규탄했다. CHP의 오르누살 아드귀젤 부대표는 “AKP가 패배하면 불법인 것이냐. 민의를 거스르는 체제는 민주적이지도, 정당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응방안 논의를 위해 7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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