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내아이에요!(It’s a BOY!)”
영국 왕실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의 첫 아이가 6일(현지시간) 태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지가 한껏 들뜬 분위기다. BBC 방송 등 영국 언론들은 ‘로열 베이비’의 출산 소식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날 태어난 ‘로열 베이비’는 영국의 왕위계승 서열 7위이자, 영국 왕실 역사상 첫 미국인 혼혈아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서식스 공작부인(메건 마클 왕자비)이 6일 오전 5시 26분에 체중 3.2㎏의 사내아이를 출산했다”고 발표했다. 서식스 공작부인은 해리 왕자(서식스 공작)의 부인인 마클의 공식 칭호다. 버킹엄궁은 “서식스 공작도 출산 현장에 있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메건과 제가 매우 건강한 사내아이를 오늘 이른 아침 출산했다는 소식을 알려드리게 되어 기쁘다"면서 "(아이 출산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환상적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작은 생명체를 위해서라면 정말이지 목숨도 바칠 것(die for)”이라며 “그저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고 아버지가 된 기쁨을 전했다.
아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8번째 증손자다. 왕위 계승 서열은 7위로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윌리엄 왕세손의 세 자녀(조지 왕자, 샬럿 공주, 루이 왕자),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인 해리 왕자 다음이다. 해리 왕자는 “아기 이름은 아직 생각 중이며, 계획대로라면 우리는 아마도 여러분을 이틀 안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출산 직후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은 없다’고 선언한 마클 왕자비의 뜻을 대신 전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둘째 손자로 지난해 5월 19일 할리우드 배우 출신인 마클과 결혼했다. 마클 왕자비는 보수적인 영국 왕실에 입성한 흑인 혼혈 미국인 여성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새로 탄생한 아이가 영국과 미국 이중 시민권을 갖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 CNN 방송은 “메건과 해리의 아들은 자동으로 영국 시민이 되지만,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는 부부가 미국 영사관에 아이의 출생을 신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메건 왕자비의 진통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후부터 수많은 왕실 팬들이 윈저 성 인근으로 모여들면서 현장은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BBC는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팬들은 ‘웰컴 베이비’라고 적힌 풍선을 들고 축하했으며, 출산 소식에 사람들이 길 위에서 샴페인 등 술을 함께 돌려 마시며 축하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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