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준공식 참석 위해 출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 출장 길에 올랐다.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ECC)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롯데의 글로벌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롯데케미칼 ECC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지난 2016년 6월 ECC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던 신 회장은 3년 만에 완공된 공장을 직접 보게 된다. 이날 준공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의 ECC 공장 준공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지난 5년 간 총 31억 달러(약 3조6,000억원)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신 회장은 2016년 비자금 의혹으로 구속 수감되면서 이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지 못했다. 이번 출장을 계기로 신 회장이 경영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미국에서 주요 협력사 관계자들과 만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그간의 경영 공백을 메우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우여곡절 끝에 신 회장의 숙원사업이 완성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신 회장은 2016년 ECC 공장 기공식 당시 “루이지애나 공장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고비도 많았다. 2014년 말 국제유가 변동으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던 국내 석유회사들이 하나 둘씩 발을 빼는 상황에 이르렀고, 롯데 역시 위기를 맞았다. 신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롯데케미칼 사업은 삐걱대기도 했다. 그러나 북미 시장에 대한 확고한 투자 의지 덕에 프로젝트가 완성됐고, 그 결과 롯데케미칼은 아시아 석유화학기업 최초로 북미지역 ECC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롯데케미칼 ECC 공장은 미국 엑시올사와 함께 진행한 것으로, 축구장 150여개인 100만㎡(약 30만평) 부지에서 연간 10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ECC 공장 가동으로 연간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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