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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주의 로스쿨... 서울대신입생 93.4% ‘스카이’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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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주의 로스쿨... 서울대신입생 93.4% ‘스카이’ 출신

입력
2019.05.06 16:33
수정
2019.05.06 18:5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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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입생 10명 중 9명 이상이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소위 스카이(SKY)’ 졸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학벌 체제를 뛰어넘자던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가 의미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6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 정보공개청구 등으로 취합해 공개한 ‘로스쿨 2019년 신입생 출신대학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 가운데 스카이 대학 출신은 93.4%를 차지했다. 서울대 학부 출신 비율이 63.8%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고, 포항공대 등 일부 특수목적대학을 빼고 나면 지방대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현상은 다른 로스쿨도 마찬가지였다. 연세대 로스쿨은 신입생의 86.3%가, 고려대 로스쿨은 신입생의 79%가 스카이 대학 출신이었다. 서강대ㆍ한양대(68.1%), 이화여대(60.9%) 등도 마찬가지였다. 전남대(12.2%)ㆍ제주대(13.6%)ㆍ충북대(14.2%) 등 지방대는 이 비율이 10%대에 그쳤다. 전국 21개 로스쿨 평균은 48.6%였다.

어린 학생 선호 현상도 두드러졌다. 나이 정보를 공개한 14개 로스쿨을 보면 31세 이하는 84.3%를 차지했지만, 32~40세는 13.0%에 불과했다. 서울 지역 로스쿨의 경우 31세 이하 신입생이 98.4%에 달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입학 지원시 졸업증명서와 학업증명서를 제출토록 한 시스템의 특성상 이 같은 출신대학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권민식 대표는 “학벌주의 타파를 내건 로스쿨 설립취지는 이미 상실됐다”고 비판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려는 로스쿨 간의 과도한 경쟁이 이 같은 현상을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김한규 변호사는 “원래 로스쿨을 도입한 건 출신과 경력이 다양한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인데, 대학을 갓 나온 졸업생들이 들어가는 형태로 굳어졌다”며 “출신 대학이나 나이 때문에 입학에서 차별을 받는다면, 로스쿨 스스로가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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