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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탓 한려해상 생태계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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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탓 한려해상 생태계 변했다

입력
2019.05.06 17:21
수정
2019.05.06 18:5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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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의 괭이갈매기가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홍도의 괭이갈매기가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구온난화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 생태계도 바꿔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사는 바닷새의 번식 시기가 빨라지고 아열대성 생물이 서식하는 등 섬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경남 통영의 무인 섬인 홍도에 사는 괭이갈매기를 관찰하다 2003년에 관찰된 4월 11일보다 10일 빠른 4월 1일에 번식지에 돌아와 머물기 시작한 사실을 발견했다. 홍도 괭이갈매기의 번식 시작 시기는 2003년 4월 11일에서 2014년 4월 7일, 지난해 4월 2일, 올해 4월 1일 등으로 계속 앞당겨지는 추세다.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의 김미란 책임연구원은 “무인도에서 집단으로 번식하는 바닷새는 먹이나 환경조건이 새끼를 키우기 가장 적합할 때 번식을 시작하기 때문에 그 시기를 살펴보면 섬 생태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연평균 기온이 상승해 번식일이 앞당겨진 것으로 추정했다. 홍도의 연평균 기온은 1973∼1979년 13.8도, 1980∼1989년 13.7도, 1990∼1999년 14.2도, 2000∼2009년 14.2도, 2010∼2018년 14.8도로 40년 만에 1.0도 상승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는 식물과 어류에서도 나타났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열대ㆍ아열대 식물인 고깔닭의장풀이 지난해 홍도에서도 확인됐다. 홍도에 서식하는 선인장의 분포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또 홍도 앞바다에 서식하는 어류 29종 중 범돔ㆍ아홉동가리 등 아열대성 어종이 55%인 16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기후 변화는 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먹이로 연결된 자연 생태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섬 생태계에 대한 장기적 관측 업무를 지속해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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