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처음 만난 교사에 부적절 행위
상급자 지위 이용 부적절 메시지 해임 마땅”
노래방에서 처음 만난 여교사에게 입맞춤을 시도하고, 동료 여교사에게도 늦은 밤 “술 한잔 하자” 등 휴대전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40대 부장교사의 해임은 마땅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행정1부(성지호 부장판사)는 강원도내 모 중학교 교사 A씨가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6월 친분이 있던 타 학교 교사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자리를 옮긴 노래방에서 만난 20대 여교사 B씨에게 두 차례 입맞춤을 시도했다.
또 2017년 4월부터 9월까지 오후 10시부터 밤 12시 사이 같은 학교 20대 동료 여교사 C씨에게 ‘뭐 하세요. 지금 시간되시면 술 한잔하러 오시죠’라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20여 차례 보냈다.
그 해 9월 17일 ‘저녁식사를 한번 하자’는 메시지를 받은 여교사가 A씨에게 ‘부장님 술 드시고 연락 안 해주셨으면 한다’고 답하자 ‘좋은 뜻으로 얘기했는데 앞으로 어쨌든 본인 일은 알아서 하세요’라며 오해하는 모습에 기분이 나쁘다는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여교사는 이를 협박의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일들로 지난해 5월 해임 처분된 A씨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술에 취해 친근감에서 입맞춤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일 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려는 것은 아니었다”며 “문자와 카톡 메시지는 안부를 묻고 단합 차원에서 보낸 것이고 협박의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가 처음 만난 여교사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입맞춤을 하려 해 당사자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했다고 판단했다. 또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해 심야에 여교사에게 부적절하 메시지를 보낸 점도 부적절하다고 인정, 해임된 징계 처분은 마땅하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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