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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日 갈수록 밀착하는데… 對美 외교 역량 약화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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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日 갈수록 밀착하는데… 對美 외교 역량 약화 우려스럽다

입력
2019.05.07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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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워싱턴=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워싱턴=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달 외교부 북미2과장이 사표를 내고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이 화제였다. 외교관의 기업행이 처음은 아니나 사무관 시절부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의 통역을 맡으며 실력을 인정 받아 외교부 핵심 조직인 북미과의 실무 책임을 맡은 40대 중반 외교관의 이탈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많았다. 현 정부 들어 외교부 대미 라인 힘빼기 기류가 낳은 또 하나의 바람직하지 않은 사례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외교부 대미 라인의 위축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진 않다. 과거 6자 회담 때와 달리 북핵 외교가 사실상 정상 주도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 외교부가 청와대의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동남·중앙아시아를 겨냥해 남방·북방 외교를 활발하게 펼치며 다자외교에 방점을 찍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 대미 라인의 과도한 소수 엘리트적 행태가 자초한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외교의 총합을 따졌을 때 그로 인한 대미 외교 위축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군사안보는 물론 경제 분야에서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나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우선 순위의 동맹국이다. 가뜩이나 정책 접근법이 달라 한미 갈등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간에 외교부 내 역량 있는 대미 전문 인력이 자꾸 줄어드는 것은 우리 정책을 최대한 이해·설득 시킨다는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달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부인 동반 단독회담 30분, 참모 배석 소규모 회담 30분, 확대회담 55분을, 아베 일본 총리는 정상 단독회담 45분, 소규모 회담 25분, 확대회담 35분을 소화했다. 전체 회담 시간에 큰 차이는 없지만 미일 회담에서 주변에 신경 쓰지 않고 정상끼리 대화할 시간이 길었던 대목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가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에서 일본 석좌를 맡는다고 한다. 보통 이런 자리는 각국 정부나 기업 돈을 들여 현지 전문가를 양성하고 우호적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수단이다. 이를 위해 일본이 미국의 여러 싱크탱크에 막대한 돈을 들이는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도 아니다. 대미 라인 강화와 지한파 양성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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