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5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쯤 긴급 회항하던 러시아제 여객기가 추락, 최소 4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고 여객기는 2017년 6월 항공사에 인도된 지 2년도 안된 신형으로 러시아 수호이가 제조한 슈퍼제트100 기종이다. 이에 앞서 3일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해군기지 인근에서 보잉 737-800여객기가 불시착했다. 해당 737-800 여객기는 최근 잇따른 추락으로 운항이 중지된 보잉 737-맥스8과는 다른 기종이다. 테러나 비행 도중 추락이 아닌 착륙과정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아에로플로트 경우와 비슷했지만, 사망자는 없었고 21명 부상자만 발생했다.
아에로플로트 여객기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현지 언론은 이륙 후 번개에 맞아 회항 후 비상착륙을 시도하다가 불이 났다고 전했다. 타스 통신은 “착륙 과정 중 기체가 활주로와 두 차례 부딪혔다”고 덧붙였다. 아에로플로트 측도 “착륙하는 과정에서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착륙 기어가 지상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부러졌고 파편이 엔진으로 날아든 것이 화재의 원인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륙 과정에서 기체 배선 계통에서 불이 났다”고 재난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마이애미 항공 사고는 악천후 탓에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를 출발해 플로리다주 잭슨빌 해군기지에 착륙을 시도하던 사고 여객기가 폭풍우 탓에 활주로에서 미끄러진 뒤 활주로 끝 세인트존스강에 빠졌다는 것이다. 동체 앞 일부가 떨어지는 등 일부 손실은 있었지만 강의 얕은 부분에 빠져 가라앉지도 않았고 중상자도 없었다. 탑승객 일부는 “천둥과 번개가 치는 가운데 착륙이 어려웠다”며 “조종사가 완벽히 컨트롤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세인트존스강에 항공연료가 일부 유출되는 수준에서 사고가 수습됐다.
두 사고 모두 착륙 실패에 따른 것이지만 사상자 규모에서 큰 차이가 벌어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일부 승객이 공황 상태에서 기내 수화물 칸에 있던 짐을 찾으려고 통로를 막아 여객기 뒤편에 있던 승객들의 탈출이 지연됐고, 결국 불 속에서 숨졌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고 여객기 엔진에 발생한 화재가 승객들의 혼란과 겹쳐 더 큰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미국 사고는 달랐다. 사고기 탑승객인 셰릴 보만 변호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탑승객 대부분이 군 관계자여서 탈출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여객기 날개 위로 올라가 구명보트에 탈 수 있도록 서로를 도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사고 여객기는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와 플로리다주 잭슨빌 해군기지,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를 오가는 용도로 군과 계약을 맺고 운행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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