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제유가 하락 땐 세금↓ 상승 땐↑… 유류세 정책 ‘엇박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제유가 하락 땐 세금↓ 상승 땐↑… 유류세 정책 ‘엇박자’

입력
2019.05.07 04:40
8면
0 0

7일부터 인하폭 15→7%... 기름값 오를 듯

“유류세 탄력 적용을” 세제 전면 개편 목소리도

7일부터 오르는 기름값. 그래픽=김문중 기자
7일부터 오르는 기름값. 그래픽=김문중 기자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한시 적용됐던 ‘유류세 15% 인하조치’가 6일로 종료됐다. 대신 7일부터는 기존보다 인하폭이 절반 가량 줄어든 7% 인하가 오는 8월말까지 적용돼 차량 소유자들의 기름값 부담이 이전보다 커질 전망이다.

이번 유류세 인하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부가 국제유가가 내릴 때는 세금을 인하하고 유가가 오를 때 세금을 인상하는 ‘엇박자’ 정책이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차라리 유류세를 국제유가에 흐름에 연동해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7일부터 휘발유 1ℓ당 65원 상승

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적용했던 유류세 15% 한시인하 조치를 이날로 종료하고 7일부터는 인하폭을 7%로 재조정한다. 기재부는 지난달 12일 ‘유류세 단계적 환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최근 국내외 유가동향, 서민ㆍ영세자영업자의 유류비 부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 감안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7일부터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46원, LPG부탄은 16원씩 상승하게 된다. 기재부는 “7일을 전후해 가격담합ㆍ판매기피 등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애초 한시적이었던 유류세 인하가 언젠가 원상복구되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결과적으로 이번 조치가 국제유가와 엇박자를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유류세 인하계획 발표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9달러 수준이었다. 정부로선 국제유가 고공행진을 감안한 조치였던 셈이다.

그러나 정작 유류세 인하 이후 국제유가는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 작년 12월엔 배럴당 57달러까지 떨어졌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같은 기간 ℓ당 1,600원대에서 1,300원대로 급락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로 국민들이 기름값 부담을 ‘더’ 덜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기름값이 낮아지는 시기에 덩달아 세금까지 깎아준 셈이 된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제유가 등락 따라 유류세도 조정돼야”

문제는 다시 유류세를 되돌려야 하는 시점에 이번엔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바이유는 올 들어 지속 상승하며 지난달말 배럴당 74달러까지 올랐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6일 기준 1,564원까지 치솟았다. 유류세 15% 인하효과(휘발유 ℓ당 123원)를 빼면 작년 유류세 인하조치 발표 당시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7일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7%로 축소되면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1,500원을 넘고, 경유는 1,400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간다. 작년보다 경기가 더 나빠진 상황에서 휘발유 등 필수 소비재 가격 상승은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경기 악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류세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 유류세는 정액인 교통세(유류세 인하 전 휘발유 529원, 경유 375원)와 교통세의 15%, 26%를 각각 부과하는 교육세와 주행세, 부가세 10% 등으로 구성된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도 세금 비중이 워낙 높아 국내 기름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 구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성엽 의원(민주평화당)은 “우리나라 기름값이 높은 이유는 세금이 60% 가량을 차지하고 이 중 대부분인 교통세가 정액세이기 때문”이라며 “국제유가 상승 시에는 유류세를 인하해 가격을 낮추고 하락 시에는 세율을 다시 환원시키는 탄력적 세율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