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의 조언 힘입어
PGA 웰스 파고 챔피언십서 생애 첫 우승
세계랭킹 417위의 무명 프로골퍼 맥스 호마(29ㆍ미국)의 깜짝 우승 뒤에는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토미 라소다(92)의 조언이 있었다.
호마는 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클럽(파71ㆍ7,55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를 기록,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생애 첫 투어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조엘 데이먼(31ㆍ미국)이 12언더파 272타로 단독 2위,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1ㆍCJ대한통운)가 2언더파 282타로 공동 31위에 올랐다.
다저스의 오랜 팬으로 알려진 호마의 깜짝 우승에는 토미 라소다 전 다저스 감독의 조언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라소다 감독은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적인 인물로, 다저스 감독을 20년간 역임하며 월드 시리즈 2회 우승을 이끌었다. 호마는 지난 2015년 2월 PGA 투어에서 진행하는 ‘Inside the PGA Tour’ 프로그램을 통해 우상이었던 라소다 감독을 만났다. 라소다 감독은 이 자리에서 신인이었던 호마에게 “흔들리지 말고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믿게”라며 용기를 북돋아줬고 “자네가 첫 우승을 하게 되는 날, 반드시 자네 옆에서 인사를 하겠네”라고 약속했다. 호마도 “당신의 사인을 내 방에 두고 그 말을 항상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그로부터 4년 뒤 호마는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2014년 PGA 투어에 데뷔한 호마는 세계랭킹 417위로, 가장 높은 순위가 261위일 정도로 무명에 가까웠다. 전미대학프로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 챔피언십 우승 등 아마추어 시절 주목 받는 선수였으나 프로 데뷔 후에는 승리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라소다 감독의 조언을 마음에 새기고 긴 암흑기를 버틴 끝에 투어 우승의 감격을 차지할 수 있었다.
라소다 감독도 자신이 한 약속을 끝내 지켰다. 경기장을 직접 방문할 수 없었던 라소다 감독은 호마의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영상통화를 통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호마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다”며 “전화기 반대편에 그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의 보도에 따르면 라소다 감독은 호마와의 2분간 통화에서 “자네가 자랑스럽고 다음 우승을 기대하고 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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