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의정부서 유공자 부부 10쌍 회혼식
“내 곁에서 늘 힘이 되어준 아내를 위해 꼭 웨딩드레스를 입혀 주고 싶습니다."
다음 달 3일 경기 의정부시 웨딩 플로체에선 특별한 10쌍의 회혼식(결혼 예순 기념식)이 열린다. 주인공은 40∼70년 이어온 국가 유공자 노부부들이다.
경기북부보훈지청이 지난 3월부터 한 달간 실사에 통해 독립유공자와 그의 후손, 6ㆍ25전쟁 참전 유공자 부부를 대상으로 웨딩마치를 열어주는 것이다.
선정된 10쌍은 대부분 광복 후 혼란스러웠던 1940년대 말∼1950년대 초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러나 6ㆍ25 한국 전쟁 등 격랑의 시기여서 결혼식은커녕 신혼부부다운 다정함도 누리지 못했다.
이번에 신청된 사연에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배우자에 대해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 담겨 있다.
6ㆍ25 참전 용사인 홍모(87)씨는 “60년을 함께 한 아내가 2년 전에 쓰러졌었다”며 “결혼 사진 한 장도 없던 것이 평생 한이었는데 최근 아내의 건강 상태가 많이 좋아져 결혼 사진 한 장을 찍어 걸어놓고 싶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결혼식에는 시민들이 재증 기부자로 나선다. MBC 아카데미 뷰티 스쿨과 황철승 웨딩 스튜디오에서 메이크업과 웨딩 촬영을 담당한다. 대진대학교 학군단은 결혼식 예도를 함께 한다.
보훈지청 관계자는 “경제적 여건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유공자 부부를 위해 특별한 진혼식을 마련했다”며 “지역의 다양한 기관, 뜻있는 분들과 함께 보훈대상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h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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