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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타투 전시회…유통업계 '맞춤형 문화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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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타투 전시회…유통업계 '맞춤형 문화마케팅'

입력
2019.05.06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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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는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지하 1층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에서 롯데주류가 ‘클라우드’ 출시 5주년을 기념해 록밴드 국카스텐의 미니콘서트를 진행했다. 롯데주류 제공
롯데주류는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지하 1층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에서 롯데주류가 ‘클라우드’ 출시 5주년을 기념해 록밴드 국카스텐의 미니콘서트를 진행했다. 롯데주류 제공

“마시자! 한 잔의 추억~ 마시자! 한 잔의 술~.”

지난 4일 저녁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지하 1층에서는 록밴드 국카스텐이 ‘한 잔의 추억’을 열창하고 있었다. 120명의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이들의 노래를 목청 높여 따라 불렀다.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런데 여느 공연들과는 달랐다. 관객들 앞에 놓인 테이블에는 맥주와 각종 안주거리들이 가득했다.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식사와 공연을 결합한 ‘디너쇼’도 아닌데 말이다.

술과 함께 한 이날 공연은 롯데주류가 프리미엄 맥주를 표방하며 내놓은 ‘클라우드’ 출시 5주년을 기념한 미니 콘서트였다. 롯데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롯데호텔월드 지하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에서 가수들의 공연을 기획해 소비자들을 맞았다. 이메일로 참가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120명을 선발해 초대했다. 티켓 값으로 2인 기준 5만원만 내면 클라우드와 안주를 무제한 즐기며 라이브 공연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최근 유통업계가 음악ㆍ전시 등을 내세운 ‘문화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마냥 ‘퍼주기식’ 공짜 전략도 아니다. 고급스러운 품위를 유지하면서 저렴하게 문화 이벤트를 즐기게 유도함으로써 기업ㆍ제품 홍보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이다.

해외맥주 버드와이저가 오는 10일부터 진행하는 ‘타투, 자유와 예술에 관한 담대한 재해석’ 전시회 포스터. 버드와이저 제공
해외맥주 버드와이저가 오는 10일부터 진행하는 ‘타투, 자유와 예술에 관한 담대한 재해석’ 전시회 포스터. 버드와이저 제공

 △술 광고에 제한받는 주류업계가 선호 

롯데주류가 국카스텐 공연을 개최한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은 클라우드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노출된 클라우드를 접하면서 공연을 즐겼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술은 마케팅이나 광고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문화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각인시키면서 잠재적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술에 관한 홍보나 마케팅에 한계가 있는 주류업계는 문화 마케팅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버드와이저’는 10~18일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타투, 자유와 예술에 관한 담대한 재해석’ 전시회를 연다. 올해 20년 만에 새롭게 바뀐 슬로건 ‘비 어 킹(Be a King)’을 알리기 위한 행사다. 버드와이저는 ‘왕이 되어라’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자유롭고 도전적인 표현으로 알려진 타투와 연결해 홍보하기로 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선시대 전통 민화를 타투로 재해석한 아프로 리를 비롯해 포토그래퍼 조기석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버드와이저를 수입하는 오비맥주 관계자는 “타투 전시회는 버드와이저의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고, 톡톡 튀고 개성 있는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빈폴’ 30주년을 기념해 발표된 가수 장범준이 부른 사랑과 평화의 ‘그대 떠난 뒤’ 음원. 모바일 캡처
‘빈폴’ 30주년을 기념해 발표된 가수 장범준이 부른 사랑과 평화의 ‘그대 떠난 뒤’ 음원. 모바일 캡처

 

 △낡고 촌스러운 이미지 개선 효과 

1989년 데뷔한 가수 윤종신이 1989년생 후배 가수 장범준과 소녀시대 태연 등과 함께 음원을 공개한다. 그런데 이들을 연결해준 중매자가 있다. 삼성물산의 의류브랜드 ‘빈폴’이다. ‘빈폴’은 윤종신이 데뷔한 해에 세상에 나와 올해 장범준처럼 서른 살이 됐다. 삼성물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윤종신, 장범준, 태연의 음악을 앞세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7월에는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빈폴’은 ‘이제 서른’ 캠페인에 맞게 30년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지난달 온라인에서는 89년 발표된 그룹 ‘사랑과 평화’의 곡 ‘그대 떠난 뒤’를 부른 장범준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30년을 내세운 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라면서도 “반대로 브랜드가 노후화됐다는 인식도 있기 때문에 음악을 매개로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고자 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단기간의 실적보다는 기업과 제품 이미지를 중시하면서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히스토리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며 “브랜드를 영속하기 위한 장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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