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 전술유도무기로 ‘제재-협상’ 줄타기… 한미일은 침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 전술유도무기로 ‘제재-협상’ 줄타기… 한미일은 침묵

입력
2019.05.05 16:28
수정
2019.05.05 21:32
1면
0 0

 전문가들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 지적 

 사실일 땐 유엔 제재 위반 해당… 국방부 “정밀분석 필요” 신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원산 북방 호도반도에서 실시된 화력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5일 공개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원산 북방 호도반도에서 실시된 화력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5일 공개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여러 발의 발사체 발사훈련을 감행했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를 결의하며 발사를 금지한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건 제재를 넘지 않는 선에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제재 위반에 해당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판’이 깨질 수 있는 상황이라 한미 양국은 일단 신중히 사태를 파악한 뒤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회담을 기대하고 있는 일본도 침묵을 지켰다.

국방부는 5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관련 입장’을 통해 “한미 정보당국은 어제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 관련 세부 탄종과 제원을 공동으로 정밀 분석하고 있다”며 미사일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분석 결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 300㎜ 방사포를 다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발사체의 사거리는 약 70~240㎞로 평가됐다. 국방부는 발사지역으로부터 일정 거리 떨어진 지점에 관람대가 설치됐고, 이곳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이 4일 동해상에서 진행한 화력타격훈련에서 발사했다고 5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전술유도무기가 이동식발사장치에서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군이 4일 동해상에서 진행한 화력타격훈련에서 발사했다고 5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전술유도무기가 이동식발사장치에서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4일 조선 동해 해상에서 진행된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 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훈련은)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 운영 능력과 화력임무 수행 정확성, 무장장비들의 전투적 성능을 판정 검열하고 경상적인(항상 일정한) 전투 동원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오전 9시 6~27분 원산 북방 함남 영흥군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까지 70~200㎞ 비행한 단거리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오전 10시 이후에도 단거리 발사체를 추가 발사했으나 합참은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추가로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기종과 관련해 군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지난해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지대지(地對地) 탄도미사일과 외형상 유사하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열병식 때 북한이 공개한 것과 외형이 유사하지만 실제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잠정적으로 ‘신형 전술유도무기’로 분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군 당국이 신형 무기 기종에 신중을 기하는 건 해당 무기가 탄도미사일에 해당할 경우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북한이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발사체를 쏘며 도발하는 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비핵화와 관련해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을 압박해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북미 협의에서 미측의 태도 전환이 없으면 계속 단계적으로 쏘겠다는 메시지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미 정보당국이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제원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을 감안, ‘로키(low-key)’를 유지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전날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관련 부처 장관회의를 소집해 “이번 행위가 남북 간 9ㆍ19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