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챌린저 남자 단식 정상, 개인 통산 2회 우승
정현 넘고 국내 선수 최고 세계랭킹 예약
권순우(22ㆍ162위ㆍ당진시청)가 개인 통산 챌린저 2회 우승과 함께 국내 선수로서는 최고 랭킹의 영예를 차지했다. 권순우는 올해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권순우는 5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비트로 서울오픈 챌린저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맥스 퍼셀(21ㆍ268위ㆍ호주)을 2-0(7-5 7-5)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권순우는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게이오 챌린저 대회 우승 이후 2달 만에 개인 통산 챌린저 2회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랭킹포인트 100점을 획득한 권순우는 6일 갱신되는 세계랭킹에서 생애 처음으로 130위권(134위)에 진입하게 됐다. 권순우의 기존 개인 최고랭킹은 152위다. 권순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많은 관중들이 와주셔서 위기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오히려 부담감이 컸지만 기쁨은 2배”라는 소감을 전했다.
개인 최고 순위 달성과 함께 권순우는 부상으로 2월 이후 투어 활동을 중단한 정현(23ㆍ123위ㆍ한국체대)을 넘어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차지하게 됐다. 정현은 155위까지 랭킹 하락이 확정되며 권순우에게 한국 남자테니스 1인자 자리를 내주게 됐다. 권순우는 “(정)현이 형이 쉬는 도중에 넘어선 거라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형이 돌아오면 지고 싶지는 않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올해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이대로 US오픈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는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승패를 갈랐다. 4강에서 각각 우퉁린(21ㆍ316위ㆍ대만)과 니콜라 밀로예비치(24ㆍ148위ㆍ세르비아)를 꺾고 결승에 안착한 권순우와 퍼셀은 퍼스트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는 브레이크가 연속해서 나오는 스트로크 대결 양상으로 펼쳐졌다. 권순우는 1세트 초반 퍼셀에게 브레이크를 당하며 3-4로 끌려갔다. 하지만 3번이나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상대의 미스샷을 유도하며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이어진 서브게임까지 가져오며 5-4 역전에 성공했다. 게임스코어 6-5에서는 포핸드가 네트 맞고 넘어가는 행운이 따르며 세트 포인트를 잡았고, 결국 타이브레이크 없이 1세트를 먼저 획득했다.
퍼셀은 2세트에서 반격에 나섰지만 권순우의 위기관리 능력에 무릎을 꿇었다. 권순우는 5-3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연속 4세트를 따내는 집중력으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회심의 스트로크가 네트 상단에 맞고 아웃되며 맞이한 듀스에서 권순우는 코트 구석을 노린 포핸드로 포인트를 따내며 7-5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권순우는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모자를 벗고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권순우는 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ATP 부산오픈 챌린저 대회에서 두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