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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기원하며 20m 높이 꽃 여신상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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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기원하며 20m 높이 꽃 여신상 만들었죠”

입력
2019.05.07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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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 전시 전문가 이제균씨

고양 국제 꽃박람회장 입구에 국내 최대 5만 송이 조형 제작

“300명이 개막 전 날 겨우 끝내”

고양 국제 꽃박람회 메인 꽃 조형물인 ‘평화의 여신상’ 제작을 총 지휘한 이제균씨가 3일 한국일보에서 "여신상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제공
고양 국제 꽃박람회 메인 꽃 조형물인 ‘평화의 여신상’ 제작을 총 지휘한 이제균씨가 3일 한국일보에서 "여신상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제공

세계 꽃 축제인 ‘2019 고양 국제 꽃박람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올해 축제 주제는 ‘평화’다. 축제 개막과 함께 박람회장인 고양시 일산호수공원도 화사한 봄꽃으로 갈아입었다.

축제 시작과 함께 박람회장은 각양각색의 1억송이의 세계 꽃들이 시원한 호수공원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꽃의 향연을 즐기려는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중에서도 축제의 압권은 단연 박람회장 입구에 서 있는 ‘평화의 여신상’이다. 높이만 20m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위용을 뽐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선보인 꽃 전시 조형물 중 가장 크다. 여신은 전신 모두 임파챈스 등 5만송이의 꽃으로 만들었다. 왼손 위에는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날개 짓을 하고 있다.

고양 국제 꽃박람회 메인 꽃 조형물인 ‘평화의 여신상’ 제작을 총 지휘한 이제균씨가 3일 박람회장 '한라에서 백두까지' 정원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제공
고양 국제 꽃박람회 메인 꽃 조형물인 ‘평화의 여신상’ 제작을 총 지휘한 이제균씨가 3일 박람회장 '한라에서 백두까지' 정원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제공

‘평화의 여신상’ 제작자는 화훼전시업체 에코스타일의 이제균(44) 연구기획실장이다. 3일 꽃박람회장에서 만난 이 실장은 “여신상의 시선이 비둘기로 향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 기원을 넘어 세계 평화와 인류의 공동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화훼전시 전문가다.

그가 이끄는 팀은 지난해 ‘2019년 고양국제꽃박람회’ 메인에 전시될 ‘한라에서 백두까지’란 주제의 정원 작품 공모에서 평화의 여신상 중심의 평화 정원을 출품,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정원은 박람회장 메인 자리에 7,200㎡규모로 꾸며졌다. 정원은 평화의 여신상이 있는 평화 정원과 한라에서 백두까지, 오름정원,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정원 등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한반도의 자연 유산을 알리고 한반도 전역에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정원은 임시정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정원으로 원래 남북이 한민족, 한나라였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신상 제작과 관련한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공모 참여 당시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막판까지 가는 경합 끝에 ‘신이 풍기는 스케일’ 측면에서 여신을 낙점했다고 한다.

봄꽃 5만송이가 들어간 높이 20m의 평화의 여신상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제공
봄꽃 5만송이가 들어간 높이 20m의 평화의 여신상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제공

남다른 스케일만큼 제작 과정의 고충도 많았다. 그에 따르면 평화의 여신상은 기획부터 설치까지 1달간 300명이 투입돼 완성됐다. 이 과정에서 여신 얼굴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사람처럼 눈동자를 그렸다가 신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 지우는 등 해프닝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박람회 개막 전날에야 여신상 설치를 마쳤다.

이 실장은 “여러 의견을 반영해 여신의 모습에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의 흰색을 입혔다”며 “축제의 이슈를 만들고 싶었는데 결론적으로 적중했다”고 만족해했다.

그가 화훼 전문가로 쌓아온 이력도 화려하다. 2003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화훼 연출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 박람회에선 축제 전반을 총기획하고 이끌었다.

앞으로의 희망도 전해왔다. 이 실장은 “꽃의 화려함에 입체감과 색감의 조화미를 더한 게 꽃 조형물”이라며 “삭막한 도시화 속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여신상처럼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려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 내는 국내 최고의 화훼 전시 전문가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고양 국제 꽃박람회 메인 꽃 조형물인 ‘평화의 여신상’ 제작을 총 지휘한 이제균씨가 3일 여신상 앞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제공
고양 국제 꽃박람회 메인 꽃 조형물인 ‘평화의 여신상’ 제작을 총 지휘한 이제균씨가 3일 여신상 앞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제공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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