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회복 안 됐지만 중요일정 연기 힘들어”
심혈관계 긴급시술을 받고 2일 퇴원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6일부터 2박 3일간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문 의장은 최근 의회 차원의 외교포럼을 본격 가동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나서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일 국회에 따르면 문 의장은 중국 방문기간에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양제츠(楊潔篪) 중앙정치국 위원, 왕동명(王東明)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중국 고위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양국간 교류와 실질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문 의장은 이들과의 만남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고, 미세먼지 등 초(超)국경 이슈에 대한 협력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 2월 고위급 국회 대표단의 미국 방문 이후 4강 의회 정상외교의 두 번째 일정이다.
문 의장 일행에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ㆍ김진표ㆍ한정애ㆍ박정 의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포함돼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홍일표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장,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 원유철 의원도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한국당의 장외투쟁 일정으로 불참한다. 문 의장 측은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외교적 기회를 미루기 어려워 순방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의장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의회외교포럼도 최근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문 의장은 2일 ‘국회의원의 외교활동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서명해 의회외교포럼의 구성 및 활동지원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문 의장은 정세균 의원(미국), 서청원 의원(일본), 박병석ㆍ원유철 의원(중국), 추미애 의원(러시아) 등 5선 이상 중진의원 15명을 12개 주요 국가 및 지역의 외교포럼 회장으로 확정해, 의회 차원의 외교활동을 독려할 계획이다.
한일관계 개선도 문 의장의 관심사항이다. 서청원 의원이 이달 중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의원과 김진표 의원 등과 함께 의회 차원에서 일본을 방문해 집권여당인 자민당 핵심인사들을 만나는 것도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해법 모색 차원이다. 문 의장은 1일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적절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의장은 4일에는 전직 국회의장들을 서울 한남동 의장 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하고, 최근 국회에서 일어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전후로 나타난 여야 대치상황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날 자리에는 박관용ㆍ김원기ㆍ임채정ㆍ김형오ㆍ정세균 전 의장이 참석했으며, 전직 의회 수장들은 “다양한 대화채널 가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문 의장에게 전달했다.
문 의장은 지난달 24일 한국당 의원들의 의장실 항의 방문 이후 쇼크 증세로 입원한 뒤 건강상태가 악화해 서울대병원에서 심혈관계 긴급시술을 받고 2일 퇴원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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