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강하다 수평비행 등 궤적 복잡… 방어 힘들어 사드 무력화할 수도
북한이 동해상에 발사한 전술유도무기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지대지(地對地) 탄도미사일일 것이라는 분석이 5일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해당 무기는 지난해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차량과 탑재된 미사일이 러시아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닮아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렸다. 이스칸데르는 복잡한 비행 궤적을 보여 방어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급하강하다 수평비행을 하고,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으로 내려꽂는 식이다. 러시아는 이스칸데르를 2006년 실전 배치했다.
북한이 지난해 해당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공개했을 당시 군은 “2017년 8월 시험 발사에 성공한 미사일”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시험 발사된 3발 중 1발은 발사 직후 폭발했고, 2발은 최고 고도 50㎞, 비행 거리 250㎞를 기록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체연료 용량에 따라서는 사거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만약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쏠 경우 제주도를 제외한 남한 전역을 타격권에 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탄도미사일 치고는 고도가 낮아 한미 요격체계 요격 고도 밑으로 날리기 위해 새로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1발은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으로 낙하하고, 또 1발은 크루즈(순항) 미사일처럼 수면 위를 수평으로 비행해 목표물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방식으로도 비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임을 말해준다. 또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돼 어디로든 기동성 있게 움직일 수 있고, 고체연료를 사용해 연료 주입시간도 필요 없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판의 제원과 성능을 유추해 보면 사거리는 아주 짧은 50~60㎞에서 500㎞까지 가능해 우리 한반도 전역이 범위에 포함된다”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면서도 다양한 비행궤도와 최종단계에 진입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 가능해 사드(THAAD) 등 미사일 방어체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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