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혈압 치료제 원료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 검출됐던 ‘발사르탄 사태’ 발생 후 9개월 만에 일부 제품의 판매 중지 조치가 해제됐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암 가능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등이 검출된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 치료제 175개 품목 중 106개의 제조 및 판매 중지 조치를 해제한다고 공지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 중국산 고혈압 치료제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에서 잠정 관리기준(0.3ppm)을 초과한 NDMA가 검출됨에 따라 이를 사용한 175개 고혈압 치료제 완제의약품의 제조 및 판매를 중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NDMA는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는 불충분한 ‘2A’ 분류군에 속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제약사로부터 NDMA 검출로 문제가 된 제품을 모두 회수하고, 생산 업체를 변경해 새롭게 제조한 고혈압 치료제 원료에서 NDMA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의약품은 NDMA 검출 논란 전처럼 일선 의료기관에서 처방 받을 수 있고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단 나머지 69개 제품은 판매 중단 조치가 유지된다.
식약처는 아울러 NDMA가 검출된 발사르탄 복용 환자 13만1,391명에 대한 영향 평가 결과 추가 발암 가능성은 10만명 중 0.5명이라고 밝혔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따르면 10만명 중 1명 이하로 추가로 암이 발생할 경우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 당시 해당 고혈압 치료제를 하루 최대 320㎎씩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10만명 당 8.5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실제 복용량 자료를 받은 결과 하루 40~80㎎ 복용자가 70.3%였고, 하루 160~320㎎씩 2~3년 동안 장기 복용한 환자는 0.03%에 그치면서 결과를 수정ㆍ발표하게 됐다는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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