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3세들도 상습 흡입… 법원 “시중 유통 의도 없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마 오일(액상 대마)을 흡입하고 450~600회 흡입 분량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2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송현경)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압수한 13.18g과 13.77g, 22.17g의 액상 대마가 들어있는 카트리지(용기) 3개를 몰수했다.
A씨는 올해 1월 30일 오후 9시쯤(현지시간) 미국 LA 코리아타운 한 편의점 인근에서 한국계 미국인 친구 B씨로부터 액상 대마 용기를 건네 받아 전자담배 배터리에 연결해 1차례 피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날 오후 10시쯤 B씨로부터 액상 대마 용기 3개를 건네 받아 여행용 가방에 넣은 뒤 다음날 오전 10시 50분쯤 미국 LA공항에서 출발해 2월 1일 오후 7시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도 받았다. 앞서 A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소변과 모발에서 모두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A씨가 피우고 국내로 몰래 들여온 액상 대마는 최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손자의 정모(28)씨와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최모(31)씨 등 재벌가 3세들이 상습 흡입한 마약이다.
재판부는 “대마 수입은 마약의 확산과 그로 인한 추가 범죄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엄벌할 필요가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고인이 수입한 액상 대마는 대마를 고농축해 만든 것이고 약 450~600회 흡연이 가능할 정도로 그 양이 상당하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자신이 흡연할 목적으로 대마를 수입해 시중에 유통한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입한 대마는 전량 압수돼 실제 사용되거나 유통되지 않았고 피고인의 누나, 직장 동료 등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며 계도를 다짐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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