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서 ‘피의 보복’ 되풀이… 미국 “이스라엘 자위권 지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에서 3∼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충돌이 격화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250여발 로켓포 공격에 이스라엘군은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해 반격했다. 미국은 이스라엘 지지를 거듭 천명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4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4개월짜리 여자 아이와 임신한 아이 엄마, 다른 20대 팔레스타인 청년 2명 등 총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모녀는 집에 있다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변을 당했고, 당시 모녀와 함께 있던 다른 아이 한 명도 부상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숨진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일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측 부상자는 현재까지 최소 20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은 이날 공습이 120여곳의 팔레스타인 측 군사시설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아기를 포함한 민간인들의 죽음이나 부상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터키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너진 가자지구 내 다층 건물에 자국의 국영매체인 아나돌루통신이 입주해있었다며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난했다.
앞선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는 80대 여성과 50대 남성, 10대 소년 등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하마스의 동맹인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번 공격의 일부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필요하면 추가 공격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이틀간의 무력 충돌로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총 8명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3일에도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총격으로 10대 소년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사망한 바 있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하마스 대원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자국 군인 2명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 지역에서 이슬라믹 지하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총격으로 부상하자 하마스의 군사 훈련시설 등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이번 무력 충돌은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과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을 코앞에 두고 발생했다. 시나이반도 북동부에 위치한 가자지구는 2007년 하마스가 통제권을 장악한 이후 이스라엘과 크고 작은 충돌이 빈발해 ‘중동의 화약고’로 불린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번 무력 충돌과 관련한 성명에서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의 무고한 민간인과 그들의 거주지를 겨냥해 다량의 로켓포 공격을 한 행위를 강하게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하며 그들의 자위권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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