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 홍지호(69) 전 SK케미칼 대표이사가 구속기소 됐다. SK관계자들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핵심 협의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3일 홍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와 같은 혐의로 SK케미칼의 전 임원 한모씨가 구속기속됐고, 조모씨와 이모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전 대표는 2002년 SK케미칼이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대표이사를 맡아 의사결정 전반을 책임졌고 한씨 등도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SK케미칼이 만들고 애경이 2011년까지 9년간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는 옥시가 만든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이다.
홍 전 대표는 이 제품의 인체 유해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제품을 만든 혐의를 받는다. 원료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ㆍ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의 흡입독성 유무를 검사하고 안전성을 확인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홍 전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 두 번째 구속영장 기각 판결이 내려진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 유형에 따른 독성 및 위해성 차이, 그로 인한 형사책임 유무 및 정도에 관한 다툼 여지, 흡입독성실험을 포함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 및 수사 진행 경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범위와 내용을 고려하면 구속의 필요성 및 적절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