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반 세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농업 일자리가 예상치를 넘어서며 큰 폭으로 증가한 덕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사실을 즉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경제 성과 홍보에 열을 올렸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26만3,000개 증가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3월(18만9,000개 증가)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예상한 전문가 전망치(19만개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전문직과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많은 7만6,000개가 늘어났고, △건설 3만3,000개 △헬스케어 2만7,000개 △금융 1만2,000개 △제조업 4,000개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소매 부문은 1만2,000개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떨어져 3.8%였던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이는 3.5%를 기록했던 196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규 일자리가 크게 증가한 것은 물론 미 노동시장 인력에서 49만 명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JOBS, JOBS, JOBS!)”라는 문구와 함께 관련 기사를 트위터에 올리며 ‘성과 홍보’에 나섰다.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내년 재선 가도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최근 한 행사에서 “진부한 표현이지만, ‘멍청아, 문제는 경제다(It’s the economy, stupid).’ 아주 쉽다”며 “사람들은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자기에게 유용한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1분기 경제성장률이 3.2%의 깜짝 실적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잇따라 나오자 대통령 지지도도 탄력을 받고 있다. CNN방송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5~28일 미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을 조사해 전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경제 분야에서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이 56%를 기록했다. 또 전반적인 국정 지지율도 43%를 기록해 CNN 조사에서 대통령 취임 10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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