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줄이기 동참하는 배달 업계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15조원에서 작년에 20조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폭염과 혹한, 미세먼지 등의 환경 요인까지 더해져 앞으로 배달음식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배달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일회용품들이다. 환경부와 업계는 하루 2,000만개 가량의 일회용품이 쓰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배달 업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시장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은 환경의 날인 지난 달 22일부터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기능을 도입했는데 고객 호응도가 높다고 3일 밝혔다.
음식을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하는 단계에서 일회용 수저와 포크의 수령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지난 2일까지 매일 주문 4건 당 1건의 이용자가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기능을 이용했다. 지난 열흘 간 이 기능을 한 번이라도 쓴 고객은 약 152만 명(누적 기준)이다. 같은 고객이 두 번 이상 썼을 때도 한 번으로 계산된 거라 실제 이용 횟수는 더 많다는 게 배달의민족 설명이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그 동안 주문 요청 사항에 ‘일회용품 안 주셔도 돼요’ ‘수저 안 받을게요’와 같은 메시지를 남기는 고객들이 종종 있었고 이에 일부 음식점은 자체적으로 음식 메뉴에 일회용품 선택 사항을 넣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앱 이용자와 외식업 업주들이 환경 보호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배달의민족이 이 기능을 개발한 것이다.
또한 배달의민족은 작년부터 친환경 배달 용기를 연구, 개발 중인데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배민상회’를 통해 원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친환경 용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배민상회는 식자재ㆍ배달 비품 전문 쇼핑몰이다.
또 다른 배달 앱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도 자체 브랜드(PB) 매장인 ‘셰플리’에서 배달되는 음식은 특별 제작한 재생지로 만든 용기에 담고 있다. 죽처럼 물기가 많아 종이 용기 사용이 어려운 음식은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를 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교촌치킨, 깐부치킨, bhc치킨, 치킨뱅이, bbq치킨, 굽네치킨, 네네치킨 등 7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지난 2월 서울시와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업무협약을 했다. 업체들은 배달 때 나무젓가락과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억제하고 소속 가맹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이를 교육ㆍ홍보 중이다.
교촌치킨은 ‘굿-바이 나무젓가락!’ 행사를 시작했다.
교촌치킨을 주문할 때 나무젓가락은 주지 않아도 된다고 요청하거나 온라인이나 배달 앱으로 주문할 경우 요청 사항에 ‘굿바이 나무젓가락’을 기재하면 된다. 이 행사에 동참하는 고객들에게 교촌치킨은 폐신문지로 제작된 종이 연필 ‘교촌 그린템’을 증정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