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편인 비행기 좌석 절반도 못 채워 보조금 십수억 지급… 2025년 울릉공항 개항까지 무대책
지난 3일 오전 찾아간 경북 포항공항안 모습. 포항지역 기반 항공사인 에어포항 창구가 텅 비어 있다. 에어포항은 지난해 2월 첫 취항했지만 경영난으로 1년도 안돼 운항을 중단했다. 김정혜기자

하루 왕복 4편의 항공기가 오가지만 이마저 탑승률이 절반도 되지 않는 경북 포항공항의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다.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해마다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내고 있고 포항시는 운항 중인 여객기에 대해 한 해 10여 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사실상 공항이 혈세로 유지되는 셈이다.

지난 3일 오전 10시30분쯤 포항공항 대합실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손님은 한 명도 없고 청소 중인 직원 2명과 공항 내 카페 직원 2명, 유일하게 항공기를 운항하는 대한항공 직원 2명 등 6명뿐이었다.

포항공항의 한 직원은 “운항 횟수가 하루 왕복 4편에 불과해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만 잠깐 사람이 몰린다”며 “주차장이 무료지만 텅텅 비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 포항공항에 도착한 김포발 대한항공 여객기 탑승객은 34명이었다. 전체 127석인 항공 좌석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30분 뒤 포항공항을 떠난 김포행 여객기 탑승객은 74명이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포항시는 절반 이상 빈자리로 다니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해마다 십 수억 원의 혈세를 주고 있다. 편당 탑승률이 70% 이하면 손실액을 보전해주기로 했는데, 지난해만 19억원을 지급했다. 손실보조금은 2016년 12억원, 2017년 14억원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찾아간 경북 포항공항안 모습. 김포와 포항을 오가는 하루 왕복 4편의 여객기만 다니고 이마저도 탑승률이 절반이 안될 정도로 저조해 출발과 도착시간을 제외하고는 직원들만 있어 썰렁한 분위기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지난해 2월 설립된 포항 지역기반 항공사인 에어포항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포항공항의 쇠퇴는 가속화하고 있다. 에어포항은 포항에서 김포, 제주 노선까지 운항했지만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취항 1년도 안 된 지난해 12월 중단했다. 직원 급여도 수개월 간 밀리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항공사 경험이 없는 베스트에어라인에 지분을 넘겼다. 베스트에어라인은 올 4월 재취항을 공표했지만 체불 임금과 채무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공항의 적자도 늘고 있다. 공항 내 상주 인력은 110명 안팎으로,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로 연간 1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집계한 최근 5년간 포항공항의 누적적자는 482억원을 기록했다.

포항시는 2025년으로 예정된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포항~울릉간 노선을 비롯해 다양한 항공노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밖에 공항 활성화 대책은 사실상 전무해 혈세만 계속 낭비한다는 지적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노선이 다양해져야 이용객이 몰리는데 포항공항은 국내선만 다닐 수 있어 당장의 활성화 대책은 없다”며 “경북도와 함께 지역기반 항공사를 새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으로, 울릉공항 개항 후 포항-울릉간을 기반으로 노선을 확대하면 공항도 붐비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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